제주 바다서 붙잡힌 바다뱀... 물리면 죽을 수도 있을 정도로 치명적 (영상)
2025-04-2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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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다에서 다섯 종이나 서식하고 있다는 바다뱀
올해 여름은 유독 무더울 듯하다. 벌써부터 초여름 날씨가 펼쳐지며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월요일인 21일 낮 최고기온은 18∼27도. 예년 이맘때보다 5도 이상 오른 것이다. 이렇게 날씨가 더우면 해수욕장이 일찍 개장할 수도 있겠다. 제주도의 경우 보통 6월 말에 해수욕장이 개장한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알지 못했던 사실이 있다. 한국 바다에도 치명적인 독을 가진 바다뱀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TV생물도감 유튜브 채널은 지난해 7월 공개한 영상 ‘실제 제주도에서 잡힌 국산 맹독성 바다뱀입니다! 해안가 물놀이시 꼭 주의하세요!!’란 제목의 영상에서 한국 바다에 서식하는 바다뱀의 생태와 위험성을 생생히 보여준 바 있다. 충남 서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촬영된 당시 영상은 바다뱀의 실체를 국내 최초로 공개하며 많은 이에게 경각심을 심어줬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바다뱀 전문가는 영상에서 "우리나라에도 바다뱀이 다섯 종 서식하고 있다"며 "연구를 시작할 때는 저도 있다는 얘기만 들었지 실제로 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전문가에 따르면 코브라과에 속하는 맹독성 생물인 바다뱀은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뉜다. 육지에 사는 코브라, 바다에서만 사는 바다뱀, 그리고 바다에서 살지만 육지에 올라와 알을 낳는 바다뱀이다. 바다뱀은 기본적으로 따뜻한 바다를 선호하기 때문에 적도를 중심으로 서식한다. 한국은 바다뱀의 북방한계선에 가까워 바다뱀 종류나 개체수가 많지 않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종류의 바다뱀 출현 빈도가 점차 증가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아열대 해역에 주로 서식하는 일부 독성이 강한 바다뱀 종이 제주도나 남해안까지 북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공개한 바다뱀은 제주에서 포획한 '넓은띠큰바다뱀'이라는 종으로 그 크기가 무려 116.5cm에 달했다. 여수, 통영, 부산 등 남해안 지역에서도 출현 기록이 있다.
전문가는 "넓은 띠 큰바다뱀 종류는 상당히 온순한 편이라 공격성이 많이 없다"면서도 "바다에만 사는 진정바다뱀 종류는 좀 공격적"이라고 설명했다. 진정바다뱀이란 생활사 전반을 바다에서 수행하고 난태생으로 번식하는 뱀을 말한다.
바다뱀은 종에 따라 성격이 다를 수 있기에 발견 시 무조건 접촉을 피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바다뱀의 특징은 일반 뱀과 달리 꼬리가 납작하다는 점이다. 이는 물속에서 헤엄치기 위한 진화적 특성으로 바다뱀과 일반 뱀을 구분하는 가장 확실한 포인트다. 또한 바다뱀은 육상 뱀과 생리적으로 유사해 공기 중의 산소를 호흡해야 하므로 주기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온다. 바다우산뱀에 속하는 종은 담수를 마시거나 알을 낳기 위해 육지에도 가끔 올라오는 편이다. 한반도 육지에서 마주칠 수 있는 뱀 중에선 가장 위험한 뱀이다.
먹이 습성 또한 종에 따라 다양하다. 넓은띠큰바다뱀은 적절한 크기의 모든 물고기를 사냥하는 반면, '옐로우 립'이라는 종은 장어만을 선택적으로 잡아먹는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는 한국에서 발견되는 바다뱀의 표본들이 보존돼 있다. 넓은띠큰바다뱀과 좁은띠큰바다뱀이 주로 국내에서 발견되며, 이외에도 바다뱀(최근 바다뱀장어로 명칭 변경), 먹대가리바다뱀, 얼룩바다뱀 등이 있다. 이 중 얼룩바다뱀은 국내에서 딱 한 번 기록됐을 정도로 희귀하다.
바다뱀의 식생활도 흥미롭다. 연구진이 수조에 양미리를 넣자 바다뱀은 먹이 냄새를 맡고 천천히 접근했다. 물고기를 입에 문 바다뱀은 갑자기 맹수로 돌변해 몸으로 물고기를 누르며 머리부터 삼키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를 위해 각 바다뱀에는 피텍 리더가 삽입돼 있다. 이는 각 개체마다 고유 번호를 부여해 성장률과 건강 상태를 추적하기 위한 장치다. 연구진은 주기적으로 바다뱀의 길이와 체중을 측정해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전문가들은 해안가에서 바다뱀을 발견할 경우의 대처법에 대해 "안 물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무조건 도망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다행히 넓은띠큰바다뱀 같은 경우 산란 시기를 제외하고는 육지에 잘 올라오지 않아 해수욕장에서 마주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연구진은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바다뱀은 그렇게 공격적이지 않기 때문에 지나치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라면서도 "자연에서 만나게 되면 다가가지 말고 침착하게 멀어지면 될 것 같다. 위협이 된다고 생각되면 만지지 말고 해경에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