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어·은어 싹 다 먹는다…하루에 무려 1kg 이상 물고기 마구 잡아먹는 한국 텃새
2025-05-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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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족자원 보호 위해 포획 대상이 된 한국 텃새

과거에는 물고기를 잡는 신비로운 새로 귀한 대접을 받았지만 지금은 어족자원인 물고기를 마구 먹어치워 포획 대상이 된 골칫덩어리 새가 있다. 바로 가마우지다.
가마우지는 물 위에서 헤엄을 치면서 먹을 물고기를 찾는다. 물고기를 발견하면 물속으로 잠수하여 물갈퀴가 달린 발로 힘차게 헤엄을 쳐 물고기를 잡는다. 잡은 물고기는 물 위로 가지고 올라와서 먹는다. 목구멍이 유연해 커다란 물고기도 여유롭게 삼킨다.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가마우지로 물고기를 잡는 풍습이 있다. 일명 가마우지 낚시를 할 때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도록 호흡만 가능할 정도로 목을 묶어놓고 물고기를 빼앗는다. 어부들이 가마우지에게 물고기로 보상을 주며 적응하게 했는지 묶어놓지 않아도 가마우지가 도망가지 않는다.
가마우지는 과거에는 제주도 등에서만 보이던 보기 드문 새였다. 하지만 현재는 본래 철새였던 민물가마우지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텃새화돼 우리나라 전국에 분포한다. 이 민물가마우지가 최근 한국에서 어민에게 각종 피해를 끼치고 있다. 가마우지가 어족 자원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 문제가 되자 2023년 8월부터 생태계 보호와 개체 수 조절을 위해 가마우지 포획을 허용했다.

이런 가운데 강원 삼척시는 내수면 수산자원 보호와 생태계 균형 유지를 위해 오는 6월까지 민물가마우지 일제 포획을 실시한다고 최근 밝혔다.
민물가마우지는 겨울철 철새였으나 최근 기후변화로 국내에서 텃새화하며 개체 수가 급증했다. 강원도 내 개체 수는 1999년 269마리에서 2022년 3만 2000 마리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수산자원 및 양식장 피해, 수목 고사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강원 삼척의 가곡천, 골지천, 오십천, 마읍천 등 주요 하천에는 수백 마리의 민물가마우지가 서식하며 은어, 송어, 어름치 등 향토 어종과 양식어류를 마구 먹어 치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족자원 감소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민물가마우지 한 마리는 하루 평균 1kg 이상의 물고기를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척시는 이번 집중포획단을 운영해 주요 서식지에 대한 집중 관리에 나선다. 총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공포탄을 사용하고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보전을 위해 남획은 금지할 계획이다. 이병국 삼척시 환경과장은 연합뉴스에 "민물가마우지로 인한 수산자원 피해를 최소화하고 생태계 복원을 위해 이번 포획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