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인 줄 알았는데 맛이 대박... 시금치처럼 맛있다는 한국 나물

2025-05-0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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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열 작용으로 여름철 더위 이기는 데 도움 주는 한국 나물

비름 / 국립생물자원관
비름 / 국립생물자원관
비름은 한국의 여름을 대표하는 나물이다. 오래 먹으면 장수한다고 해 ‘장명채’로 불리며 사랑받는 비름에 대해 알아봤다.
비름 / '엄마의손맛' 유튜브 영상 캡처
비름 / '엄마의손맛' 유튜브 영상 캡처

비름, 어떤 식물이고 어디서 자라나

비름은 비름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이다. 인도와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지만 전 세계적으로 퍼져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줄기는 털이 없고 곧게 선다. 높이는 1m 정도까지 자란다. 잎은 마름모꼴의 달걀 모양이다. 긴 잎자루를 갖고 있따.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백록색의 작은 꽃이 이삭꽃차례(길고 곧은 꽃대에 꽃자루가 없는 작은 꽃들이 촘촘하게 이삭 모양으로 붙어 피는 꽃차례)를 이뤄 핀다. 씨앗은 작고 검다.

한국에서는 경기 양평군 개군면이 비름의 주산지로 유명하다. 전국 비름 생산량의 80%가 이곳에서 나온다. 1990년대 후반부터 농가들이 재배를 시작해 널리 비름을 키운다. 하지만 비름은 재배지뿐 아니라 전국의 들판, 밭, 산지에서도 자생한다. 무더운 여름철, 사람 손길 없이도 강인하게 자라는 야생의 특성이 비름의 매력이다. 제철은 6월부터 9월까지다. 이 시기에 어린 순을 따서 먹으면 가장 연하고 맛이 좋다.

요리법과 맛의 세계

비름은 한국 식탁에서 다재다능한 나물로 사랑받는다. 주로 어린 잎과 줄기를 사용하며, 무침, 국, 찌개, 튀김 등 다양한 요리로 변신한다. 가장 대중적인 요리는 비름나물 무침이다. 비름 200g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짠다. 여기에 된장 1작은술, 고추장 4작은술, 고춧가루 0.5작은술, 다진 마늘 0.5작은술, 참기름 1.5작은술, 간장 0.5작은술, 통깨를 넣고 조물조물 무치면 완성할 수 있다. 이 레시피대로 만들면 담백하면서도 매콤한 풍미를 더해 밥반찬으로 제격이다.

비름나물 무침. / '엄마의손맛' 유튜브 영상 캡처
비름나물 무침. / '엄마의손맛' 유튜브 영상 캡처

국이나 찌개로도 만들 수 있다. 비름을 된장찌개에 넣으면 시금치와 비슷한 부드러운 식감과 깊은 감칠맛을 낸다. 생잎은 녹즙으로 마시거나 튀김으로 먹기도 하지만, 여름철 잎은 약간 질길 수 있어 데쳐 먹는 경우가 많다. 맛은 순하고 담백하다. 흙내음이 살짝 묻어나는 자연의 풍미와 고소한 여운이 특징이다. 고추장이나 된장 양념과 어우러지면 고소함이 배가돼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든다.

한국에서는 참비름이 주로 식용으로 쓰인다. 참비름은 다른 비름(개비름, 털비름, 색비름)에 비해 잎이 작고 윤기가 나며, 식감이 부드럽다. 이 나물은 시금치 대용으로도 활용되며, 특히 산나물로 불리며 들에서 채취해 먹는 경우가 많다. 채취 시에는 땅에서 5~10cm 자란 어린 순을 고르는 게 좋다. 잎이 윤기 나고 줄기가 짧은 것이 가장 맛있다.

건강을 품은 비름의 효능

비름은 ‘장수나물’이라는 별칭답게 영양소가 풍부하다. 생비름 100g에는 단백질 2.9g, 지질 0.4g, 당질 7.4g, 섬유소 1.5g, 칼슘 126mg, 철 5.4mg, 칼륨 420mg, 비타민 A 4200IU, 비타민 C 30mg이 들어 있다. 특히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에 유익하다. 비타민 A는 눈 건강과 피부 유지에, 비타민 C는 항산화 작용과 면역력 강화에 기여한다.

예로부터 비름은 약용으로도 쓰였다. 생잎을 찧어 뱀 물린 상처, 치질, 종기에 바르면 염증을 가라앉히고 상처 치유를 돕는다. 잎과 줄기를 말려 달여 마시면 설사, 부종, 생리불순 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씨앗은 설사를 멈추고 이뇨 작용을 촉진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비름을 포함한 산나물이 암세포 생성과 진행을 상당 부분 억제할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해열과 해독 작용도 있어 여름철 더위를 이기는 데 도움을 준다. 비름의 차가운 성질은 체온을 낮춰 무더위에 지친 몸을 달래준다.

비름은 소화도 잘된다. 섬유소가 풍부해 장운동을 촉진하고, 담백한 맛 덕에 많이 먹어도 부담이 적다. 다만, 여름철 지나치게 질긴 잎은 소화가 어려울 수 있으니 어린 순을 선택하는 게 좋다. 독성이 없어 꾸준히 먹어도 안전한 나물이다.

비름나물 무침 레시피 / '엄마의손맛'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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