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만 먹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잎과 줄기가 더 맛있다는 반전 식재료

2025-05-0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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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으로도 데쳐도 말려서도 먹을 수 있다는 한국 나물

더덕순 / 농촌진흥청
더덕순 / 농촌진흥청

봄이면 산과 들에서 나는 나물들이 밥상을 채운다. 그중에서도 더덕순은 독특한 향과 아삭한 식감으로 사랑받는 한국의 산나물이다. 더덕 뿌리는 구이나 장아찌로 익숙하지만 알고 보면 잎과 줄기, 즉 더덕순이 더 맛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부드럽고 향긋한 더덕순은 나물 무침으로 즐기기에 제격이다. 더덕순의 매력을 파헤쳐본다.

더덕이란

더덕은 초롱꽃과에 속하는 다년생 덩굴식물로,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 분포한다. 뿌리는 굵고 하얀 즙액을 내며, 줄기와 잎은 부드럽고 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더덕순은 더덕의 어린 잎과 줄기를 가리키며, 주로 봄철에 채취한다. 줄기는 잔털이 있고, 잎은 3~10cm 길이의 바소꼴 또는 긴 타원형으로, 앞면은 녹색, 뒷면은 흰빛을 띤다. 성장점이라 불리는 연한 끝부분은 특히 부드럽고 맛이 좋다.

더덕순 / 국립생물자원관
더덕순 / 국립생물자원관

한국에서는 강원도와 제주도가 더덕의 주요 산지로 꼽힌다. 이 지역의 산지와 들판에서 자연적으로 자라거나 재배된다. 더덕은 번식력이 강해 일단 심으면 무한히 자랄 수 있지만, 줄기가 사람 키를 훌쩍 넘을 정도로 빠르게 자라기 때문에 관리에 손이 많이 간다. 5월 말에서 6월 초 남부지방에서는 더덕순이 성인 키보다 높게 자라 하늘을 향할 기세로 뻗는다. 이때 연한 순을 꺾어 요리에 활용한다.

건강을 챙기는 더덕순

더덕순의 제철은 5~6월이다. 이때 채취한 순은 부드럽고 향이 진하다. 봄철에만 나는 신선한 더덕순은 생으로 먹거나 나물로 무쳐 즐기며, 말려서 연중 반찬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더덕순은 100g당 비타민 C를 34mg 함유해 냉이(24mg), 두릅(23mg), 봄동(23mg)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비타민 A로 변환되는 베타카로틴 함량은 100g당 5924μg이다. 당근(5516μg), 고구마잎(5698μg), 시금치(7051μg)와 맞먹는다.

더덕순 / 국립생물자원관
더덕순 / 국립생물자원관

더덕순은 항산화 효과도 뛰어나다. 10~15cm 길이의 순은 총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398mg/100g으로 가장 높고, 15~20cm 순은 총 폴리페놀이 719mg/100g으로 풍부하다. DPPH와 ABTS 라디칼 소거능 지표는 순이 작을수록 높아, 어린 순일수록 항산화 효과가 강하다. 더덕순 추출물(5.0mg/mL)은 피부 멜라닌 생성 효소인 티로시나아제 활성을 54~59% 억제해 미백 효과를, 피부 탄력 저하 효소인 엘라스타제 활성을 38~46% 억제해 피부 탄력 유지에 도움을 준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실린 바 있다.

매력적인 식감

더덕순은 나물 무침, 나물밥, 혹은 생으로 쌈 채소로 즐긴다. 가장 흔한 요리법은 더덕순 무침이다. 100g 정도의 더덕순을 준비해 굵은 줄기는 제거하고 연한 잎과 줄기만 사용한다. 끓는 물에 소금 1티스푼을 넣고 1분 30초에서 2분간 데친 뒤, 찬물에 2~3회 헹궈 물기를 짠다. 소금을 넣으면 초록색이 선명하게 살아난다. 이후 국간장, 참치액, 다진 마늘, 참기름, 깨소금으로 조물조물 무치면 완성이다. 국간장 양을 조절해 짭짤한 정도를 맞춘다.

더덕순 나물무침  / '광수엄마 건강요리' 유튜브
더덕순 나물무침 / '광수엄마 건강요리' 유튜브

더 매콤한 맛을 원한다면 고추장 1스푼, 참기름 2스푼, 깨소금 2스푼, 식초 1스푼, 매실액 1스푼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 뒤 더덕순과 버무려도 좋다. 이 요리는 아삭한 식감과 더덕 특유의 향, 매콤새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밥반찬으로 제격이다. 더덕순 나물밥은 데친 순을 간장과 참기름으로 양념해 밥과 함께 지어 먹는다. 더덕순의 맛은 쌉싸름하면서도 알싸한 향이 특징이다.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이 돈다. 생으로 먹을 때는 향긋한 더덕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며, 쌈장과 함께 쌈을 싸 먹으면 고소함이 더해진다.

더덕순을 연중 즐기고 싶다면 건조 나물로 보관한다. 건조 더덕순은 물에 불려 나물로 무치거나 국에 넣어 먹는다.

더덕 뿌리는 구이, 무침, 장아찌로 사랑받지만, 더덕순은 뿌리보다 부드럽고 향이 강해 나물로 먹기에 더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다. 뿌리의 쌉싸름한 맛과 달리 순은 부드럽고 섬세한 식감으로 입맛을 돋운다. 특히 어린 순은 질감이 연하고 영양가가 높아 봄철 건강 반찬으로 추천된다.

더덕순을 채취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줄기가 질긴 부분과 연한 부분의 경계를 찾아 꺾으면 툭 하고 부러지며, 이때 하얀 즙액과 더덕 향이 난다. 즙액은 손을 끈적하게 만들 수 있으니 장갑을 착용하거나 먼지를 털고 채취한다. 채취 후 바로 요리하면 신선한 향과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더덕순 나물무침 레시피 / '광수엄마 건강요리'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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