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만 지켜도 국물이 달라져…감칠맛은 내고 쓴맛은 피하는 다시마 활용법

2025-05-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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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요리에 자주 사용되는 다시마 육수 꿀팁

국물 요리의 시작은 좋은 육수에서 비롯된다. 특히 다시마는 한식 육수에 빠지지 않는 기본 재료다. 감칠맛과 깊이를 더해주는 천연 재료로, 찌개·국·조림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시마를 넣고 끓인 육수 / kai keisuke-shutterstock.com
다시마를 넣고 끓인 육수 / kai keisuke-shutterstock.com

하지만 다시마를 오래 끓였을 때 특유의 쓴맛이나 끈적한 점액질 때문에 요리 전체의 맛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다시마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언제 넣고 언제 빼야 하는지 타이밍이 핵심이다.

◈ 감칠맛은 60~80도에서 나온다

다시마는 조미료가 아닌 천연 감칠맛의 원천이다. 다시마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글루탐산(글루탐산나트륨의 원형)이라는 아미노산이 물에 우러나면서 깊은 맛을 낸다. 그런데 이 성분은 100도 끓는 물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60~80도 사이의 온도에서 가장 잘 추출된다. 즉, 육수를 끓이기 시작할 때 바로 다시마를 넣고, 물이 끓기 직전인 90도 전후에서 건져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끓는 물에 다시마를 오래 넣고 두면 감칠맛은 이미 다 빠져나간 상태에서 알긴산 등 끈적한 점액질 성분과 떫고 쓴맛 성분이 녹아나와 국물 맛이 탁해질 수 있다. 그래서 국물 요리 초보가 실수하기 쉬운 부분이 바로 다시마를 너무 오래 넣는 것이다.

◈ 끓기 전에 꺼내야 쓴맛이 안 난다

다시마는 물 1리터당 약 10x10cm 한 장 정도가 적당하다. 육수를 낼 때는 찬물 상태에서 넣고, 물이 팔팔 끓기 직전—즉, 기포가 바닥에서 올라오기 시작할 때쯤 꺼내야 한다. 이때가 다시마 속 감칠맛 성분이 가장 잘 우러나고, 불쾌한 맛은 나오지 않는 황금 타이밍이다.

말린 다시마 / sotopiko-shutterstock.com
말린 다시마 / sotopiko-shutterstock.com

많은 사람들이 ‘오래 끓일수록 맛이 더 진해진다’고 오해하지만, 다시마는 예외다. 5분 이상 끓이면 미세한 점액질이 육수에 흘러들어 점도가 생기고, 기분 나쁜 미끈한 식감과 함께 탁한 색깔로 바뀌기 쉽다. 특히 나물국, 맑은 탕처럼 맑은 육수의 깔끔함이 중요한 요리에는 다시마 해동과 제거 타이밍이 더 민감하게 작용한다.

◈ 요리 목적에 따라 ‘넣는 시점’도 조절하자

다시마는 꺼내는 타이밍뿐 아니라 넣는 시점도 조절할 수 있다. 만약 미리 감칠맛을 추출한 후 곧바로 요리를 이어가려면 찬물에서부터 함께 넣어 끓이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반면, 다시마의 향만 살짝 입히고 싶을 땐 물이 어느 정도 데워진 후에 넣었다가 2~3분 내에 꺼내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에는 뒷맛에 깔리는 다시마 특유의 바다 향을 약화시킬 수 있어 해물 요리를 깔끔하게 연출할 수 있다.

또한 다시마는 다른 육수 재료와도 궁합을 고려해야 한다. 멸치, 대파, 양파와 함께 넣을 경우 글루탐산 외에도 이노신산, 구아닐산 등 복합적인 감칠맛이 어우러진다. 이때는 다시마만 먼저 꺼내고, 나머지 재료는 더 끓여도 좋다. 이 순서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국물의 깊이가 전혀 다르게 완성된다.

다시마 하나 제대로 다루는 것만으로도 국물 요리의 맛이 바뀐다. 감칠맛은 오래 끓인다고 깊어지는 게 아니라, 적절한 온도와 시간 안에서만 나올 수 있는 섬세한 결과물이다. 다음에 찌개나 국을 끓일 때는 다시마가 언제 들어가고 언제 나와야 할지, 조금만 더 신경 써보자. 생각보다 큰 차이를 느끼게 될 것이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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