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면 비싸고…은근 처치 곤란인 견과류, 이렇게 만들면 고급 선물용 재탄생

2025-05-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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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궁중 음식과 접목한 선물용·티타임 간식

선물로 받으면 좋지만 막상 요리에 써먹기에 까다로운 식재료가 있다. 집에서 요리를 잘 안 한다면 더욱 처치 곤란이다. 직접 마트에서 사 먹기엔 은근히 비싼 식재료라 잘 사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설탕과 물엿, 꿀만 있으면 고급 선물용이나 티타임 간식으로 훌륭하게 재탄생시킬 수 있다. 바로 견과류 정과다.

귤로 만든 정과 / 기사 내용을 토대로 AI 생성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든 이미지
귤로 만든 정과 / 기사 내용을 토대로 AI 생성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든 이미지

정과는 대체로 섬유소가 풍부하며 과일이나 단단한 식물의 뿌리나 열매, 견과류 등을 꿀이나 조청, 설탕 등에 절여 만든 한국 전통 간식이다. 오래전부터 명절이나 잔칫상, 귀한 손님을 대접하는 자리에서 빠지지 않았던 음식으로, 단맛과 식감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정과는 조선시대 궁중 음식 중 하나로 발전해 왔으며 사대부 집안의 후식으로도 사랑받았다. 과일의 수분을 빼고 당분을 스며들게 해 저장성을 높인 방식은 냉장 기술이 없던 시절에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지혜로운 음식 보존법이었다. 특히 약과, 다식 등과 함께 차와 곁들여 즐기기에 알맞아 조선시대 다도 문화 속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정과는 기본적으로 손질한 재료를 설탕이나 조청, 꿀에 졸여 만드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만드는 방법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으며 흔히 우리가 아는 쫀득한 질감뿐만 아니라 아삭아삭한 식감의 정과도 만들 수 있다. 바로 당분이 남아 있는 진정과와 당분의 결정이 보이도록 마르게 만든 건정과다.

잘 만든 정과는 속이 투명해지면서 쫀득한 질감이 생긴다. 이를 위해서는 꿀, 조청, 설탕 등 당분이 섬유 조직에 흡수되기 위하여 한 번 데치거나 찐 후 조리는 과정을 거친다. 보통 재료에 50~60% 당분을 넣어 조려야 한다. 과거에는 꿀로 했으나 지금은 설탕이나 물엿을 섞어서 만든다. 이때 소금을 약간 넣으면 단맛이 더 살아난다. '시의전서是議全書'의 ‘길경정과’는 “도랏정과는 좋은 도라지를 삶아 오래 우려 저며서 한 번 삶아 버리고 연근정과와 같이 조린다”라고 했다.

다만 모든 재료를 데친 후 조리는 것은 아니다. 동아와 같이 조직이 연한 재료는 동아 껍질을 벗긴 후 꼬막을 태운 재에 버무려서 하루를 두었다가 씻어 낸 후 조청에 조린다. 원재료와 달리 아삭아삭한 식감이 일품이다.

피칸 정과 / 기사 내용을 토대로 AI 생성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든 이미지
피칸 정과 / 기사 내용을 토대로 AI 생성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든 이미지

대표적인 정과로는 생강정과, 유자정과, 대추정과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아몬드, 호두, 땅콩 등 다양한 견과류를 활용한 견과류 정과도 주목받고 있다. 견과류는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비타민 E, 식이섬유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건강에 유익한 식품으로 꼽힌다.

심혈관 건강 개선, 콜레스테롤 저하, 두뇌 기능 활성화, 피부 미용 등의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있다. 아몬드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되며 호두는 오메가-3 지방산이 많아 혈관 건강에 좋다. 캐슈너트는 단백질과 아연이 풍부해 면역력 향상에 이롭고 피스타치오는 눈 건강에 좋은 루테인이 많이 함유돼 있다. 이런 견과류를 활용한 정과는 전통과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는 훌륭한 간식이다.

견과류 정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원하는 견과류를 준비한다. 아몬드, 호두, 캐슈너트, 피칸, 해바라기씨 등 다양한 종류를 섞어 사용해도 좋고 한 가지 견과류만 사용해도 무방하다. 견과류는 껍질이 제거된 상태로 준비하며 생견과보다는 한 번 볶아 고소한 풍미를 살린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음은 견과류 정과를 만드는 구체적인 레시피다.

피칸 정과 만드는 과정 / 기사 내용을 토대로 AI 생성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든 이미지
피칸 정과 만드는 과정 / 기사 내용을 토대로 AI 생성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든 이미지

[재료]

견과류 200g(아몬드, 호두, 캐슈너트 등 혼합), 물 100ml, 조청 3큰술, 설탕 4큰술, 계핏가루 1작은술(선택), 소금 한 꼬집, 참기름 약간

[만드는 방법]

1. 견과류를 마른 팬에 중약불로 5~7분 정도 볶아 고소한 향을 낸다. 볶을 때는 타지 않도록 주의하고, 골고루 저어가며 볶는다.

2. 볶은 견과류를 볼에 옮겨 식혀둔다.

3. 냄비에 물 100ml와 설탕, 조청을 넣고 중불로 끓인다. 설탕이 녹고 거품이 올라오면 불을 약하게 줄인다.

4. 여기에 식혀둔 견과류를 넣고 약불에서 조청 시럽이 걸쭉해질 때까지 저어가며 졸인다. 이때 견과류에 골고루 시럽이 코팅되도록 잘 섞는다.

5. 시럽이 어느 정도 줄어들고 견과류에 윤기가 돌면 계핏가루와 소금을 넣고 한 번 더 섞는다.

6. 불을 끄고 참기름을 소량 넣어 코팅하듯 섞어준다. 이 단계에서 견과류가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유의한다.

7. 유산지를 깐 쟁반 위에 하나씩 떨어뜨려 식힌다. 완전히 식으면 바삭한 식감이 살아나며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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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과류 정과는 단순한 간식을 넘어 전통적인 방식으로 건강한 재료를 살리는 음식이다. 설탕 대신 꿀이나 물엿을 사용하는 등 취향에 따라 달리 조리할 수 있고 견과류 외에도 말린 과일이나 씨앗류를 함께 넣어 응용할 수 있다.

정과는 만드는 과정이 단순해 보이지만 은근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용으로도 좋다. 시럽 졸이기의 타이밍과 열 조절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지므로 주의 깊게 조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번 만들어두면 보관도 쉽고 티타임이나 가벼운 간식, 명절 선물로도 훌륭한 선택이 된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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