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전문가들이 "한국서 가장 비싼 횟감" 입 모아 말하는 한국 물고기

2025-05-0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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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횟집에서 먹을 수 있는 회 중 가장 비싼 회

한국에서 가장 비싼 회는 뭘까. 낚시 전문가인 유튜버 마초는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마초TV’에 올린 영상에서 줄가자미회가 가장 비싸다고 말한다. 줄가자미가 어떤 물고기인지 알아봤다.

줄가자미 / '마초TV' 유튜브
줄가자미 / '마초TV' 유튜브

전갱이목 가자미과에 속하는 심해어인 줄가자미는 줄가자미속의 유일한 종이다. 주로 대한민국의 동해와 남해, 일본, 동중국해, 캐나다 연안 등지에 분포한다. 수심 400~600m에서 서식하지만 최대 1000m 깊이에서도 발견된다. 이 물고기는 거미불가사리나 갑각류를 주식으로 삼는다. 몸길이는 평균 29~31cm지만 최대 62cm까지 자란 개체도 보고된 바 있다. 수명은 약 15년으로 추정된다.

줄가자미 / '마초TV' 유튜브
줄가자미 / '마초TV' 유튜브

줄가자미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두꺼비 피부처럼 울퉁불퉁한 돌기가 박힌 질긴 껍질이다. 이 껍질 덕분에 줄가자미라는 이름이 붙었다. 껍질은 단단하다. 일반 박피기로는 벗기기 힘들다. 등 쪽 일부는 칼로도 잘 벗겨지지 않아 펜치 같은 공구를 사용해야 할 정도다. 껍질은 등과 배 모두 두 겹으로 이뤄져 있는데, 시장에서는 겉껍질만 벗기고 속껍질을 남긴 채 손질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속껍질은 질겨서 얇게 썰지 않으면 식감에 악영향을 주므로, 손질 시 속껍질까지 꼼꼼히 제거하는 게 좋다.

줄가자미 / '마초TV' 유튜브
줄가자미 / '마초TV' 유튜브

줄가자미는 한국에서 ‘이시가리’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이는 일본 방언 ‘이시가레이’에서 유래했다. 일본에서는 줄가자미의 표준 명칭이 ‘사메가레이’이고, ‘이시가레이’는 돌가자미를 뜻한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돌가자미를 줄가자미로 속여 판매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돌가자미는 줄가자미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비양심적인 상인들이 이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취하는 사례가 있었다. 요즘엔 소비자들이 두 생선의 외형 차이를 쉽게 알 수 있어 이런 속임수는 거의 사라졌다. 다만 여전히 일부 업소에서 줄가자미를 보여주고 돌가자미나 강도다리(누마가레이)를 회로 내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줄가자미와 비슷하게 생긴 강도다리도 종종 혼동의 대상이 되니 구매 시 주의가 필요하다.

줄가자미의 가격은 그 희소성과 맛 때문에 매우 높다. 마초는 ‘마초TV’에 올린 영상에서 줄가자미회에 대해 “횟집에서 먹을 수 있는 회 중 가장 비싸다”고 했다. 도매 시세는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kg당 10만 원 초중반에서 시작한다. 1.5kg 이상의 대형 개체는 kg당 10만 원 후반에서 20만 원 초반까지 형성된다. 이는 능성어(제주 방언 구문쟁이)의 약 3배이자 자바리(제주 방언 다금바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 가자미류 중에서는 범가자미나 노랑가자미를 제외하면 단연 최고가다.

줄가자미회 / '마초TV' 유튜브
줄가자미회 / '마초TV' 유튜브

줄가자미는 어획량이 적고 그물에 잘 잡히지 않아 공급이 제한적이다. 제철인 11월 초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산란기로 인해 연안으로 몰려들어 어획량이 있지만 그 외 시기에는 잡기가 더 어렵다. 이 때문에 제철이 아닐 땐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

줄가자미의 회맛은 독보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질긴 껍질과 달리 살은 적당한 탄력과 부드러움을 자랑한다. 특히 지느러미 부분은 엠보싱 같은 오돌토돌한 지방층 구조로 다른 생선과 차별화된 식감을 낸다. 씹을 때 은은한 단맛과 고소한 지방질, 줄가자미 특유의 향이 어우러져 미식가들 사이에서 극찬받는다. 지방 함량이 가자미류 중에서도 높은 편이라 기름진 풍미가 일품이다. 마초는 기름기가 많아 고소하다고 했다. 수산물 전문가 김지민은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에서 “황새치 뱃살처럼 버터 같은 풍미”라고 표현한다.

특히 배 부위와 지느러미가 붙은 부위는 기름기가 풍부해 가장 맛있는 부위로 꼽힌다. 이 부위를 뼈째 썰어 먹으면 고소한 풍미가 더해진다. 김지민은 “부드러움 속에 까슬까슬한 뼈가 어우러진 식감”을 극찬하며 된장이나 쌈장에 찍어 먹으면 참기름 향과 함께 맛이 배가된다고 했다.

줄가자미는 크기와 두께에 따라 지방감이 크게 달라지므로, 살이 두툼한 개체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

줄가자미는 주로 회로 먹지만, 구이로도 즐길 수 있다. 2.4kg짜리 줄가자미를 손질한 뒤 일부를 구워 먹은 김지민은 바삭하고 고소하다고 평가했다.

원래 줄가자미는 이렇게까지 비싸진 않았다. 과거엔 그물에 섞여 잡히면 탕으로 끓여 먹는 평범한 생선이었다. 미식가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고 방송과 블로그를 통해 줄가자미의 존재감이 알려지면서 최고급 횟감으로 자리 잡았다. 김지민은 “제주 다금바리와 견줘도 꿀리지 않을 정도로 몸값이 비싸다”라면서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횟감 중 가장 비싼 생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줄가자미는 지역별로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강원도 고성이나 속초에서 잡힌 줄가자미는 살이 단단해 식감이 쫄깃하지만 기름기가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여수나 통영, 거제 같은 남해안에서 잡히는 줄가자미는 기름기가 더 많아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두드러진다. 동해 북부에서는 피부색이 강렬한 붉은색을 띠는 개체도 발견된다. 서해에서는 거의 잡히지 않는다. 부산과 여수를 기점으로 서쪽으로 갈수록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줄가자미를 먹을 때는 손질 과정도 중요하다. 마초는 줄가자미 손질 장면을 보여주며 “속껍질을 반드시 벗겨야 질기지 않다”고 조언했다. 손질하지 않은 줄가자미는 껍질이 사포처럼 거칠어 맨손으로 만지기 어렵고, 작업 후 손에 상처가 생길 수 있다. 김지민도 “목장갑을 끼고 손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에서 가장 비싼 회! 한번 줄가자미 맛 보면 잊을 수 없어 눈물나게 중독되는 봄에 가장 비싼 몸값 생선 먹어보자!'란 제목으로 유튜브 채널 '마초TV'에 올라온 영상.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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