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물을 먹기만 했는데 숙취가 사라졌습니다... 신기한 한국 나물
2025-05-03 23:00
add remove print link
건강에 좋은 온갖 효능이 다 들어 있다는 한국 나물

햇볕이 내리쬐는 들녘. 보랏빛 꽃을 피운 가시 돋친 식물이 눈에 띈다. 엉겅퀴다. 나물로, 약재로, 차로도 즐길 수 있는 야생초다. 발길에 차일 정도로 흔하지만 온갖 효능을 품고 있는 엉겅퀴에 대해 알아봤다.
들녘을 지키는 가시 달린 전사
엉겅퀴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이는 50~100cm로 곧게 자란다. 줄기와 잎에는 흰 털과 거미줄 같은 잔털이 덮여 있다. 뿌리잎은 꽃이 필 때까지 남아있으며, 길이 15~30cm, 폭 4~8cm로 크다. 줄기잎은 피침상 타원형. 깃처럼 갈라져 있으며, 가장자리에는 2~3mm 길이의 가시가 있다. 꽃은 6~8월에 핀다. 보라색 또는 드물게 흰색. 지름 2.5~3.5cm의 머리모양꽃은 수백 개의 작은 관모양꽃으로 이뤄진다. 열매는 수과. 8월에 익는다.
한국 전역에서 자란다. 특히 햇볕이 잘 드는 산지, 들녘의 길가, 공터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도 자주 발견된다. 중국, 일본, 러시아, 타이완에도 분포한다. 가시가 많아 접근하기 어렵지만, 생명력이 강하다. 씨로 번식하며, 줄기를 잘라도 뿌리로 월동한다. 제철은 봄, 특히 4~5월. 이때 나는 어린순이 가장 연하다.
엉겅퀴는 비슷한 식물과 구별된다. 큰엉겅퀴는 꽃이 아래로 향하며 여러 개 핀다. 지느러미엉겅퀴는 줄기에 잔가시가 많다. 고려엉겅퀴, 즉 곤드레는 잎 모양이 다르며 곤드레밥으로 유명하다. 밀크시슬, 즉 흰무늬엉겅퀴는 국내 자생종과 다르다. 줄기에 상처가 나면 우유 같은 즙이 나온다.
나물로, 약으로, 차로 즐기는 엉겅퀴
엉겅퀴는 식용과 약용으로 오랫동안 사용됐다. 어린순은 봄에 채취한다. 나물로 먹기 가장 좋다. 가시가 단단해 맨손으로 다루긴 어렵다. 장갑을 끼고 채취해야 한다. 채취한 엉겅퀴를 깨끗하게 씻은 뒤 끓는 물에 데친다. 뜨거운 물로 살짝 데쳐서 쓴맛을 우려내고 하루 물에 담가둬야 한다. 오래 삶아야 가시가 부드러워진다. 데친 엉겅퀴는 물기를 짜낸다. 된장, 다진 마늘, 참기름, 고춧가루를 넣고 무친다. 견과류를 추가하면 고소함이 더해진다. 양념은 따로 넣지 않고 한 번에 섞는다. 그래야 재료가 잘 어우러진다. 조물조물 무치면 나물 완성이다. 된장과 참기름 덕분에 고소하고 짭짤하다. 밥과 함께 먹기 좋다.
엉겅퀴는 차로도 즐긴다. 뿌리나 잎을 말려 끓인다. 은은한 향이 특징이다. 민간에서는 뿌리를 술에 담가 약주로 만든다. 신경통과 요통에 좋다고 알려졌다. 울릉도에서는 섬엉겅퀴를 국물 요리에 사용한다. 육지 엉겅퀴와 달리 부드럽다. 신기하게도 섬엉겅퀴를 육지에서 키우면 가시가 자란다.
몸을 살리는 자연의 약초
엉겅퀴는 약재로도 뛰어나다. 한의학에서는 대계라 부른다. 뿌리와 잎을 모두 사용한다.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다. 일부 문헌에서는 서늘하다고 기록됐다. 지혈작용이 강하다. 소변출혈, 대변출혈, 코피, 자궁출혈, 외상출혈에 효과적이다. 펙토리나린 성분이 혈관을 수축한다. 출혈 시간을 줄인다. 폐결핵 환자의 토혈을 멎게 한다. 진해와 거담 효과도 있다. 급성전염성간염에는 항균 효과가 있다. 혈압을 낮추는 작용도 한다.
여성 건강에도 좋다. 자궁출혈과 냉대하를 치료한다. 부정기 출혈에도 효과적이다. 뿌리를 물이나 술에 달여 먹는다. 엉겅퀴는 피를 맑게 한다. 혈액 순환을 돕는다. 고혈압, 심혈관질환, 고지혈증, 간섬유화, 당뇨병에 도움이 된다. 실리마린 성분은 항암, 항바이러스, 항산화, 항당뇨 효과가 있다. 간기능을 활성화해 숙취 해소에 좋다. 이 성분은 엉겅퀴, 큰엉겅퀴, 고려엉겅퀴에 모두 존재한다.
염증성 장질환에도 효과적이다. 충수돌기염, 만성장염,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게실염을 치료한다. 생잎을 갈아 술과 함께 먹는다. 식적과 담적, 즉 소화불량과 위장 장애에도 좋다. 뿌리를 가루 내 물이나 술에 타 먹는다. 외용으로는 상처와 피부질환에 사용된다. 악성궤양과 옴을 치료한다. 뿌리를 소금과 갈아 환부에 바른다. 종기에는 뿌리와 홍화를 곱게 갈아 바른다. 시원한 느낌을 주며 고름을 제거한다.
몸을 튼튼하게 한다. 정을 보충하고 피를 보호한다. 마른 사람에게 특히 좋다. 살을 찌우고 기운을 북돋는다. 자색꽃 엉겅퀴가 약용으로 주로 쓰인다. 노란꽃은 황화지정, 흰꽃도 있다. 조뱅이, 즉 소계는 엉겅퀴보다 약효가 약하다. 흔해서 천시받은 엉겅퀴의 가치는 이렇게 놀랍다.
엉겅퀴는 스코틀랜드의 국화다. 중세 노르웨이군이 엉겅퀴에 찔려 소리를 내는 바람에 스코틀랜드군이 승리했다는 전설이 있다. 문학에서는 안데르센의 동화 ‘엉겅퀴가 겪은 일’에 등장한다. 성경에서는 가시와 함께 부정적 이미지로 묘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