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시즌에 급증하는 ‘봄철 감염병’, 미리 막는 법은?

2025-05-0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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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식중독의 습격, 어떻게 막을까?
도시락 어떻게 준비하고 보관해야 안전할까?

4월 중순, 벚꽃이 만개한 주말. 야외로 나들이를 나선 가족단위 방문객들로 공원은 북적였다. 직접 싸온 도시락을 펼쳐 즐거운 점심을 보내던 이들 중 일부는 이튿날 아침부터 구토와 복통을 호소했다. 병원을 찾은 결과는 ‘급성 장염’. 병원 측은 음식물 보관 상태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픽사베이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픽사베이

이처럼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는 봄철에는 식중독이나 장염 같은 감염병 발생이 증가한다. 보건당국은 매년 이 시기 감염병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실외 활동이 늘어나며 도시락, 간식류를 직접 준비해 나서는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이 많아진 만큼, 위생과 보관 상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중요해졌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4월부터 6월 사이 식중독 발생 건수는 겨울철보다 2배 이상 증가한다. 특히 노로바이러스, 살모넬라균, 병원성 대장균 등 세균성 감염이 봄철 기온 상승과 함께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세균은 영상 10도 이상의 환경에서 급격히 번식하기 시작하며, 20도 이상에서는 두 배 이상 속도로 증가한다.

식중독의 주된 원인은 부적절한 조리와 보관이다. 나들이철에는 음식을 아침에 조리해 수 시간 동안 외부에 노출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음식 내부에서 세균이 증식하게 된다. 특히 김밥, 샌드위치, 유제품, 마요네즈가 들어간 반찬은 세균에 취약하다. 여기에 조리 전후 손 씻기를 소홀히 하면 2차 오염 가능성도 커진다.

김밥 / 픽사베이
김밥 / 픽사베이

최근에는 봄철 바이러스성 장염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노로바이러스나 로타바이러스 감염은 단체 생활을 하는 유아, 초등학생 등에게서 흔히 발생하며, 구토, 설사, 탈수 등의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봄철이면 집단 감염 사례도 종종 보고된다.

전문가들은 봄철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와 개인 위생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도시락이나 간식을 준비할 때는 완전히 익힌 식재료를 사용하고, 날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조리된 음식은 식힌 뒤 밀폐용기에 담고, 가급적 보냉팩이나 아이스박스를 활용해 차갑게 유지해야 한다.

나들이 장소에서도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손소독제를 지참하고, 식사 전 반드시 손을 씻거나 소독하는 습관을 들이자. 물티슈로 간단히 닦는 것만으로는 세균 제거에 한계가 있다. 또한 음식이 조금이라도 상했거나 냄새가 이상하다면 과감히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식약처는 “김밥이나 도시락은 만든 즉시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가급적 조리 후 2시간 이내 섭취를 권장한다”고 밝혔다. 또 “외부 활동 시에는 1회용 수저·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이 교차 오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봄철에는 간이매점, 푸드트럭, 야외 행사장에서 구매한 음식물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일부 조리 환경이 위생 기준을 만족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조리 상태를 확인하고 위생 인증을 받은 곳에서 구매하는 것이 좋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일수록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어린이들은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해 감염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 증상이 나타날 경우 빠르게 병원을 방문해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며,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무리한 활동은 피하고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한다.

따뜻한 햇살 아래 즐기는 봄 나들이는 분명 즐겁지만, 위생 관리 하나로 그 기분이 반전될 수 있다. 날씨가 좋아졌다고 해서 방심하기 쉬운 이때, 조금만 더 신경 쓰면 건강도, 즐거움도 지킬 수 있다.

home 김상균 기자 ksg@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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