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70마리 쏟아졌다… 안산 저수지에 출몰한 '생태계 교란종' 생물
2025-05-05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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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거북 남생이와 수생 생물의 서식지를 침범하는 '생태계 교란종'
최근 안산시가 화랑유원지 내 저수지에서 생태계 교란종 70마리를 포획·퇴치했다. 외래종인 붉은귀거북이 토종 거북 남생이와 수생 생물의 서식지를 침범하고 있어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화랑유원지 일대는 남생이를 비롯한 토종 물고기와 수생식물들이 서식하는 도심 생물다양성 보존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외래종 붉은귀거북이 다수 발견되면서 생태계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 안산시는 지난달 27일 붉은귀거북 70여 마리를 포획했다. 이 종은 미국 뉴멕시코주 등지에서 유입됐고, 눈 뒷부분의 붉은 줄이 특징이다. 환경부는 2001년 이 거북을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했다.
붉은귀거북은 애완용으로 한때 인기를 끌었으나, 시민들이 무단 방사하면서 야생 개체수가 급증했다. 이들은 흐름이 느린 연못이나 작은 호수에서 주로 서식하고, 남생이와 같은 토종 거북의 생존에 위협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먹성도 강해 작은 물고기까지 포식하면서 생물 다양성 저하를 부추기고 있다. 게다가 천적이 없어 퇴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시는 이번 포획 작업을 시작으로, 외래종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퇴치 작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토종 생물의 보존과 생태계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경기일보에 “주기적인 퇴치를 이어가면서 토종 생물 보호와 생태계 건강성 확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붉은귀거북은 북미 남부와 중남부 지역을 원산지로 둔 민물 거북으로, 국내에는 1990년대부터 애완용으로 수입되기 시작했다. 등껍질 길이는 평균 15~30cm로 성장하며, 눈 뒤쪽에 붉은 줄무늬가 뚜렷해 다른 거북과 쉽게 구별된다. 어린 개체는 선명한 초록색을 띠지만, 성장하면서 등껍질이 어두워지고 무늬가 흐려진다.
잡식성으로, 먹성도 매우 강하다. 주요 먹이는 물속에 사는 작은 어류, 수서곤충, 올챙이, 갑각류 등 동물성 먹이와 수초, 해조류, 수생식물의 줄기와 뿌리까지 섭취한다. 수생 식물이나 치어를 대량으로 포식하면서 토종 생물의 생존과 번식을 크게 방해하고 있다.
서식지는 비교적 유속이 느린 하천, 저수지, 연못, 논두렁 등이다. 사람 손길이 자주 닿는 도심 하천이나 공원 내 인공 연못에서도 잘 살아남는다.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햇볕을 쬐는 습성이 있어, 수변의 바위나 나무둥치 위에 올라 일광욕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붉은귀거북의 수명은 자연 상태에서 평균 30~35년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육 상태에서는 40년 이상 생존한 사례도 있다. 번식력도 높아 한 번에 10~20개의 알을 낳고, 연 2회 이상 산란하기도 한다. 서식지에 빠르게 적응하고, 정착하는 능력이 높아 외래종 중에서도 퇴치가 까다로운 종으로 분류된다.
한편, 한국 외래생물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생태계교란 생물 관련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2018년 2월 2일부터 신고포상금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범국민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시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포상금 지급 대상은 황소개구리, 붉은귀거북, 큰입배스, 블루길, 뉴트리아 등 주요 생태계교란 생물과 관련한 불법 사육·판매·유통 행위다. 불법행위를 제보하면 건당 최대 10만 원, 1인당 연간 최대 500만 원까지 포상금이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