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발 던졌다가 기겁…한국 하천에 수천 마리 깔린 '생태계 교란종' 정체
2025-07-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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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하천에 대거 서식 중인 생태계 교란종 동물
한국의 하천과 저수지에서 생태계 교란종 동물이 수천 마리 규모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튜버 '생물도감'이 지난 10일 공개한 영상에서는 통발 하나에만 수십 마리의 붉은귀거북이 몰려든 충격적인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 촬영자는 "통발 함부로 던졌다간 꼼짝없이 당첨입니다. 이걸 다 어떻게 들고가죠"라며 예상보다 훨씬 많은 개체가 잡힌 상황에 당황했다. 특히 마지막 통발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역대급이다", "어마무지하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이번 포획 작업은 매년 진행되는 붉은귀거북 퇴치 콘텐츠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미끼로 고등어를 사용한 통발을 산란 밀도가 높은 구역에 설치한 결과, 단 몇 시간 만에 수십 마리가 대거 포획됐다. 생물도감은 "개체 수가 500~1000마리는 있는 것 같다. 새끼까지 따지면 몇 천 마리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포획한 수십 마리의 붉은귀거북을 옮기기 전 그는 "실수로라도 다른 곳에 방생될 위험이 있어 산 채로 이동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불쌍하지만 법에 따라서 다 처리를 해서 이동을 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애완용에서 생태계 파괴자로
붉은귀거북(학명: Trachemys scripta elegans)은 미국 남부 미시시피강 유역이 원산지인 외래종으로, 머리 양쪽 귀 부분의 붉은 줄무늬가 특징이다. 1980년대부터 값이 싸고 키우기 쉬워 '청거북'이라는 이름으로 애완용으로 대량 수입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성체가 되면서 크기가 커지고 사육이 어려워지자 무분별한 방생과 유기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전국 하천과 저수지에 무단으로 방사되면서 개체 수가 급속히 확산됐다.
환경부는 2001년 붉은귀거북을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하고 수입·유통·방사·사육을 금지했다. 무단 방사나 사육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토종 생물 위협하는 최강 생존자...전국 확산에 속수무책
붉은귀거북의 생태계 파괴력은 강력한 생존력과 번식력에서 나온다. 잡식성으로 물고기, 곤충, 수생식물, 달팽이, 지렁이 등 다양한 먹이를 섭취하며, 3~4급수 등 오염된 물에서도 잘 생존한다.
특히 한 번에 20~30개의 알을 낳는 높은 번식력과 국내 천적의 부재로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남생이를 비롯한 토종 거북류와 토종 물고기들이 먹이와 서식지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
현재 붉은귀거북은 광주천, 경포호, 군산 등 전국적으로 서식지를 확장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만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지자체와 환경단체의 지속적인 포획·퇴치 활동에도 불구하고 개체 수 조절이 어려운 상황이다.
붉은귀거북 문제는 단순한 포획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미 전국에 뿌리내린 개체들이 지속적으로 번식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포획 활동과 함께 시민들의 인식 개선, 애완동물 유기 방지 교육, 생태계 모니터링 강화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영상은 생태계 교란종 붉은귀거북의 확산 실태를 생생하게 보여주며, 외래종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