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채소의 왕'으로 불리며 고급 식재료로 인정받는 '화이트 아스파라거스'가 충남 태안에서 성공적으로 재배돼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개관 예정인 태안 해양치유센터의 '치유 식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태안군에 따르면, 안면읍 창기리의 한 농장에서는 현재 1000㎡(약 300평) 규모의 하우스에서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를 재배 중이다. 일반적인 녹색 아스파라거스와 달리 흰색을 띠는 이 작물은 태안에서 4월부터 본격 출하되어 7월 초까지 수확이 이어진다.
농장 대표는 "연간 출하량은 약 1톤으로 아직 많지 않지만, 최근 고급 식재료를 찾는 셰프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서울 등 주요 레스토랑에 납품되는 등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는 햇빛을 완전히 차단한 암막 상태에서 재배된다. 광합성을 막기 위해 하우스 전체를 검은 비닐로 덮고, 온도와 습도 조절을 위해 이불까지 동원하는 등 재배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수확 역시 빛 노출을 최소화하며 조심스럽게 이루어진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는 쓴맛이 적고 식감이 부드러우며 향이 풍부해 고급 레스토랑에서 선호하는 식재료로 꼽힌다. 또한, 녹색 아스파라거스보다 면역력 향상에 좋은 사포닌 함량이 높고 독특한 색감까지 더해져 최근 인기 식재료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올 하반기 해양치유센터 개관을 앞둔 태안군도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를 치유 음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군은 지난달 '태안군 해양치유센터 식단개발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치유 음식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특히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태안 출신 '미슐랭 셰프' 김성운 요리사와 푸드랩토리 육진수 대표 등 전문가들과 함께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를 활용한 식단 개발을 논의할 예정이다. 군은 개발된 식단에 대한 품평회를 열고 조리법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표준화 작업을 거쳐 센터 운영 방향에 맞는 음식 콘셉트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외에도 육쪽마늘, 감태, 호박고구마, 대하, 꽃게 등 태안의 우수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소비자 기호와 요식업계 트렌드를 반영한 치유 식단을 개발할 것"이라며 "태안 특산물의 가치를 높이고 더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