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5·18 묘역서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외쳐

2025-05-0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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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에 가로막혀 참배 무산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광주시 국립5.18민주묘역에 참배하려다 시민단체 반발로 입장이 막히자 '나도 호남사람입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 뉴스1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광주시 국립5.18민주묘역에 참배하려다 시민단체 반발로 입장이 막히자 "나도 호남사람입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 뉴스1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의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 시도와 관련해 "호남사람 발언에 참으로 모멸감을 느낀다"며 "호남 무시 발언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지사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비상계엄 후 한덕수의 행적을 보면 호남인을 당혹하게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윤석열의 불법 내란 계엄 내각의 국무총리로 무엇을 했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호남과 국민들은 5·18 당시 무장군인에 의한 깊은 상흔과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5·18 민주묘역에서 호남을 우롱하는 정치적 생쇼를 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자기 필요할 때만 찾고 드러내는 호남"이라며 "호남정신과 5·18 민주정신을 진정으로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반성과 사과를 하고 5·18 묘역을 참배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내란세력 내각의 국무총리이자 권한대행으로서 진정한 사과나 반성 없이 내란세력의 편에 서서 각종 거부권을 행사하고 헌재 재판관 임명을 고의적으로 지연하면서 국정을 혼란 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비상시국을 안정시키려는 공직자들의 얼굴에 먹칠한 행위"라며 "같은 공직자 출신인 제가 보더라도 한심한 노릇이었다"고 했다.

김 지사는 "출마 선언은 자유이지만 국민들은 당신의 행적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헌신적인 공직자들을 생각한다면, 스스로를 조금이라도 호남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최소한의 염치라도 되찾길 바란다. 역사와 정의 앞에 진솔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김 지사의 발언은 한 후보가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지 참배를 시도했다가 시민단체의 반발로 무산된 일에 대한 반응이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광주시 국립5.18민주묘역에 참배하려다 시민단체 반발로 입장이 막히자 '나도 호남사람입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 뉴스1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광주시 국립5.18민주묘역에 참배하려다 시민단체 반발로 입장이 막히자 "나도 호남사람입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 뉴스1

한 후보는 전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 도착했지만 '민주의 문' 앞에서 '내란청산·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과 '오월정신지키기범시도민대책위' 관계자들에게 가로막혔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내란 동조 세력 한덕수는 물러가라", "5·18 참배 자격 없다"고 외쳤고, 경호 인력과 밀고 당기는 경미한 몸싸움을 벌였다. 결국 10여분간 민주묘지에 들어가지 못한 한 후보는 헌화·분향 대신 민주의 문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참배를 대신했다.

한 후보는 이 과정에서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우리는 통합돼야 하며 서로를 사랑해야 합니다"라고 말했으며, 버스로 돌아가는 길에도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서로 사랑해야 한다. 서로 미워하면 안 된다. 우리 5·18의 아픔을 호남 사람들은 다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다시 참배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고 5·18 민주묘지를 떠났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광주시 국립5.18민주묘역에 참배하려다 시민단체 반발로 입장이 막히자 '나도 호남사람입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 뉴스1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광주시 국립5.18민주묘역에 참배하려다 시민단체 반발로 입장이 막히자 "나도 호남사람입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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