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처럼 생겨 '악마의 물고기'라 불렸는데… 지금은 최고의 식재료 취급받는 해산물

2025-05-0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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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국가에서는 괴상한 생김새로 기피 대상

과거 일부 국가에서는 괴상한 생김새로 악마의 물고기라 불렸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맛과 효능이 모두 뛰어나 최고의 식재료로 취급받는 해산물이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문어 자료 사진 / d3_plus- shutterstock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문어 자료 사진 / d3_plus- shutterstock

문어를 처음 보면 위화감이 든다. 몸통은 둥글고 다리는 여덟 개. 무늬도 희한하고 움직임도 묘하다. 서구에서는 이런 생김새 때문에 문어를 ‘악마의 물고기’나 ‘바다 괴물’로 묘사했다. 영화에서도 이런 이미지는 자주 등장한다. 외계 생명체를 묘사할 때 문어 형태가 기본이 되는 이유다. 서구에서는 오래도록 문어를 혐오하거나 기피했다.

하지만 같은 종교권에서도 나라에 따라 문어에 대한 인식은 크게 달랐다. 지중해 연안 국가들은 문어를 일상적으로 먹는다. 조림, 구이, 통조림으로도 즐긴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에서는 시장에 가면 쉽게 문어 요리를 볼 수 있다. 이런 식문화는 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도 문어는 귀한 해산물이다. 특별한 날이나 제사 때 반드시 올리는 재료 중 하나다. 평소에는 먹기 어려운 값비싼 음식이었지만 그만큼 상징성도 크다.

■ 조선 시대부터 귀했던 해산물 '문어'

문어는 조선 시대에도 귀하게 여겨졌던 기록이 있다. 당시에는 광어나 대구보다도 몇 배나 비쌌다. 잡기도 어렵고 보관도 까다롭다 보니 아무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돈 있는 집, 지위 있는 집에서나 맛볼 수 있었다.

문헌 기록만 해도 조선 시대의 '향약집성방', '동의보감'에도 등장할 만큼 민간 약용 기록이 남아 있다. 이 기록들을 보면 50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문어가 음식이나 약재로 사용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지금도 문어에 대한 인식은 남아 있다. 경북 대구와 안동에서는 문어가 잔칫상에 필수다. 혼례, 제사, 칠순 같은 중요한 자리에 문어 한 마리가 올라간다. 문어를 삶아 놓은 모습 자체가 상징적인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 문어, ‘바다의 아인슈타인’

문어는 단순히 신기하게 생긴 해산물이 아니다. 학자들이 ‘바다의 아인슈타인’이라고 부를 정도로 똑똑하다. 미로를 통과할 수 있고 도구를 사용하기도 한다. 덫을 열고 뚜껑을 돌려 여는 행동을 한다. 단순한 반사 신경이 아니라 학습과 기억의 영역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inter_view- shutterstock.com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inter_view- shutterstock.com

문어는 심장이 세 개다. 심장 하나는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고 나머지 두 개는 아가미에 있는 혈액을 순환시킨다. 이 구조 덕분에 물속에서 효율적으로 산소를 운반할 수 있다. 또 신기한 건 두뇌의 분포다. 전체 신경세포 중 2/3가 다리에 있다. 그래서 문어의 다리는 뇌의 명령 없이도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팔 하나가 자르고 끓여도 한동안 움직이는 이유다.

이처럼 문어는 생김새나 맛뿐 아니라 생물학적으로도 흥미롭다. 연구자들은 문어가 인간과 가장 다른 방식으로 진화한 생물 중 하나라고 본다. 다른 동물은 사회성과 집단생활로 진화해왔지만 문어는 고립된 상태에서 생존과 적응을 택했다.

■ 문어의 효능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Hyejin Kang- shutterstock.com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Hyejin Kang- shutterstock.com

문어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100g당 단백질 함량이 15g 이상이며 지방은 거의 없다. 다이어트 중이거나 근육량을 유지해야 할 때도 좋은 음식이다. 타우린 성분이 풍부해 간 기능을 돕고 피로를 회복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과음한 다음 날 문어국을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어는 철분도 풍부하다.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되며 특히 여성과 성장기 청소년에게 적합하다. DHA, EPA 같은 오메가-3 지방산도 들어 있어 기억력 유지나 두뇌 건강에도 좋다. 아연, 셀레늄, 구리 같은 미네랄도 포함돼 있어 면역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준다. 셀레늄은 항산화 효소의 활성에 작용해 세포 손상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home 용현지 기자 gus88550@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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