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성분이 너무 많아 껍질도 버릴 게 없다는 '5월 제철 해산물'
2025-05-0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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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향을 머금은 건강식, 멍게의 매력
멍게가 제공하는 놀라운 영양의 힘
입안 가득 바다 내음을 품고 있는 멍게는 5월에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제철 해산물이다.
독특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으로 호불호가 갈리지만, 한 번 빠지면 매년 이맘때가 기다려질 만큼 매니아층이 확고하다. 멍게는 단순한 별미를 넘어,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에게도 매력적인 식재료다. 풍부한 영양소와 해독 기능, 항산화 성분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제철일 때 챙겨 먹는 것이 좋다.
멍게는 외관상 바위에 붙어 자라는 붉은 혹덩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해양 동물의 일종이다. 정확히는 피낭동물문에 속하며, ‘해삼류’, ‘미더덕류’와 가까운 친척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남해안과 동해안 일대에서 양식되며, 특히 경남 통영과 거제, 전남 여수 지역이 유명하다.
4월부터 제철이 시작되지만, 수온이 적당히 올라 입맛을 가장 자극하는 시기는 5월부터 6월 초까지다. 이 시기의 멍게는 살이 통통하고 향이 깊어, 생으로 먹거나 비빔밥, 멍게젓갈, 무침 등으로 즐기기 좋다.

멍게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다. 멍게의 대표 성분은 단백질과 타우린이다. 100g당 약 17g의 고단백을 함유하고 있으면서도 지방은 1g이 채 안 돼, 체중 조절이나 고단백 저지방 식단을 지향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타우린은 간 기능을 돕고 피로 회복에 효과적인 아미노산으로, 멍게 특유의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도는 풍미의 근원이기도 하다. 특히 숙취 해소나 만성 피로에 효과가 있어, 과음을 한 다음 날 멍게비빔밥 한 그릇은 든든한 해장식으로도 제격이다.
또한 멍게에는 요오드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의 합성과 분비에 꼭 필요한 미네랄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유지하고 체온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조류나 해산물에 많이 포함된 성분이지만, 멍게는 요오드 함량이 특히 높은 편에 속한다. 더불어 셀레늄, 아연, 철분 등의 미량 무기질도 함유돼 있어 면역력을 높이고, 체내 항산화 기능을 도와 노화 방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멍게의 붉은 빛깔을 띠게 하는 천연 색소 성분인 ‘알게닌’과 ‘카로티노이드’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 성분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어 시력 보호와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유해산소를 억제하고 세포 손상을 줄이는 항산화 작용을 한다. 최근에는 멍게 껍질에서 추출한 물질이 암세포 억제에 관여할 수 있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을 만큼, 멍게는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품은 기능성 식품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식재료라도 주의할 점은 있다. 멍게는 날것으로 먹는 경우가 많아 신선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통기한이 짧고 상하기 쉬우므로 가급적 구입한 당일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요오드가 많이 들어 있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과도한 섭취는 피해야 한다.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이나, 짠 음식을 조심해야 하는 고혈압 환자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멍게는 바다의 깊은 향을 품은 자연의 건강식이다. 제철일 때 즐기면 식재료 본연의 맛은 물론, 우리 몸에 유익한 다양한 영양까지 함께 누릴 수 있다. 입맛이 떨어지기 쉬운 환절기, 향긋한 멍게 한 접시는 몸과 마음 모두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소중한 자연의 선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