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뻐근하도록 다슬기 잡으셨죠? '이 방법' 알면 뽑기도 편합니다

2025-05-0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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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건강을 되살리는 봄철 보물
건강에 좋은 자연의 선물, 다슬기의 비밀

5월 맑고 화창할 날엔 다슬기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맑은 계곡이나 냇가에서 자라는 작은 생명체, 다슬기는 겉보기엔 그저 작고 투박한 민물고둥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자연이 선물한 건강의 정수가 담겨 있다. 특히 5월은 다슬기가 가장 풍성하고 맛이 좋은 제철로, 이맘때 잡히는 다슬기는 살이 통통하고 씹는 맛이 좋아 다양한 요리로 사랑받는다. 오래전부터 민간에서는 다슬기를 ‘간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왔으며, 실제로 과학적으로도 해독 작용과 간 건강에 탁월한 성분이 다량 함유된 식재료로 평가받고 있다.

다슬기는 강이나 계곡의 깨끗한 물에서만 서식하는 민물고둥의 일종이다. 한자로는 ‘계소라(溪소라)’라 불리며, 지역에 따라 고디, 올갱이, 다시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주로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내륙 지방의 청정 수역에서 잡히는 다슬기는 예로부터 귀한 단백질 공급원이자 해장 음식, 여름철 보양식으로 귀하게 여겨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외관은 작고 단단한 껍질로 둘러싸여 있으며, 조개처럼 내장이 없이 알맹이만을 먹는 것이 특징이다. 채취 후 손질이 다소 번거롭긴 하지만, 조개류보다 중금속 흡수 위험이 낮고 영양 밀도가 높아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다슬기의 대표적인 영양소는 타우린, 아르기닌, 비타민 A, 칼슘, 철분 등이다. 이 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것은 간 기능 보호 및 피로 회복에 관여하는 타우린과 아르기닌이다. 타우린은 체내 해독 작용을 돕고, 간에서 지방 축적을 막는 데 관여해 지방간 예방에도 효과적인 성분이다. 또한 아르기닌은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면역세포의 활성을 높이는 역할을 해 면역력 강화에 기여한다.

비타민 A 역시 풍부하게 들어 있어 눈 건강과 피부 재생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철분과 칼슘은 빈혈 예방과 골밀도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다슬기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체중 관리나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에도 유리하다. 소화가 잘되고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도 낮아 노약자나 어린이에게도 부담이 없는 건강식으로 손꼽힌다.

5월 제철 다슬기는 보통 다슬기국, 다슬기 된장국, 다슬기 무침, 다슬기죽 등의 형태로 활용된다. 이 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요리는 단연 다슬기국이다. 된장을 풀어 구수하게 끓이거나 맑은 장국처럼 시원하게 끓여내면, 봄철 입맛을 돋우는 데 그만이다. 특유의 고소한 감칠맛과 약간의 쌉싸름한 향이 어우러져, 해장용 국물 요리로도 손색이 없다.

다슬기 / Viistock-shutterstock.com
다슬기 / Viistock-shutterstock.com

또한 삶은 다슬기 살을 발라낸 뒤 채소와 함께 초무침을 하면 상큼한 봄철 반찬이 되며, 다슬기를 갈아 넣은 죽이나 수제비, 전 등도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전해 내려오는 향토 음식으로 인기다. 최근에는 다슬기를 활용한 가공식품이나 건강식품도 출시되며, 꾸준히 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좋은 식재료라고 해서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다슬기는 껍질이 단단하고 수분이 많아 보관이 까다롭기 때문에, 구입 후 되도록 빨리 손질해 조리하는 것이 좋다. 날 것으로 먹지 말고 반드시 끓이거나 삶아 익힌 후 섭취해야 하며, 껍데기 속에 모래가 섞여 있을 수 있어 충분히 해감한 뒤 손질해야 한다.

또한 다슬기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는 섭취를 피해야 하며, 지방간이나 만성 간질환이 있는 환자라도 과도한 섭취는 오히려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적당한 양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갑각류나 패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처음 섭취 전 주의를 요한다.

자연은 계절마다 인간에게 필요한 먹거리를 내어준다. 봄철의 다슬기는 오랜 겨울 동안 지친 간과 장기를 정화해주고, 날이 따뜻해지며 느슨해진 몸의 면역 기능을 끌어올려주는 고마운 식재료다. 특히 다슬기는 인위적인 가공 없이도 깊은 풍미와 영양을 모두 갖추고 있어, 바쁜 현대인들에게 더없이 훌륭한 자연의 건강 처방이다.

다만 다슬기는 껍데기가 단단하고 내부가 나선형 구조로 되어 있어 살을 꺼내기 어렵다.

하지만 몇 가지 요령만 잘 익혀두면, 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다슬기 살을 깔끔하게 뽑아낼 수 있다.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해감이다. 다슬기는 주로 강이나 계곡의 자갈밭에 서식하기 때문에 껍질 속에 모래나 이물질이 많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해감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요리 후 먹을 때마다 입안에서 모래가 씹히는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해감은 흐르는 물이나 깨끗한 수돗물에 다슬기를 담근 후, 검은 비닐이나 천으로 덮어 서늘한 곳에 하루나 이틀 정도 두는 방식으로 한다. 이때 중간중간 물을 갈아주면서 다슬기가 충분히 노폐물을 토해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해감이 끝난 다슬기는 삶는 과정으로 넘어간다. 끓는 물에 다슬기를 넣고 3분에서 5분 정도만 데치듯이 삶는다. 이때 너무 오래 삶으면 살이 질겨지고 껍질 안쪽에 달라붙어 도리어 빼기 어려워진다. 적당히 삶은 다슬기는 찬물에 헹궈 불순물을 제거하고 식히는데, 이렇게 하면 껍데기와 살이 더 쉽게 분리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살을 빼낼 때는 전용 꼬챙이나 이쑤시개, 바늘, 혹은 핀셋처럼 길고 뾰족한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껍질이 열린 쪽 입구를 위로 두고, 도구를 껍질 속으로 천천히 넣은 후 살짝 회전시키며 살을 빼낸다. 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방향이다. 다슬기 살은 껍질 안에서 왼쪽 방향으로 말려 있기 때문에, 도구를 시계 반대 방향, 즉 왼쪽으로 돌려야만 내장까지 끊어지지 않고 통째로 빠진다. 너무 세게 당기면 살이 끊기거나 껍질 벽에 달라붙은 내장이 남게 되니, 부드럽게 회전하며 당기는 것이 요령이다.

삶은 다슬기를 껍질째 냉장고에 잠시 넣어 두면, 온도 변화로 인해 살이 조금 수축되면서 더 잘 빠지는 경우도 있다. 또 일부 요리 고수들은 껍질의 끝부분을 아주 살짝 깨뜨려 뒤에서 밀어내는 방식으로도 살을 뽑기도 하지만, 이 방법은 껍질 파편이 섞일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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