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5·18을 '광주사태'로 표현... “단순 말실수” 해명
2025-05-05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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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아픔 어루만지려고 한 진심은 결코 변함 없다”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가 5·18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표현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후보 캠프 측은 해당 표현에 대해 "단순 말실수"라고 해명했다.
한 예비후보 캠프의 이정현 대변인은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 후보는 그동안 공식 석상에서 5·18민주화운동이라고 표현해왔다"면서 말실수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변인은 "한 후보가 5·18의 아픔에 공감하고, 이를 어루만지려고 한 진심은 결코 변함이 없다"면서 "그래서 출마 당일에 5·18 민주묘지를 찾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디 정쟁의 수단으로 후보의 진심이 왜곡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전남 지역 각계에서는 한 후보의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후보가 5·18민주화운동을 자꾸 광주사태라고 반복하는 것에 대해 부끄러움이 밀려온다"란 글을 적었다. 그는 "광주사태가 아니라 5·18민주화운동이다. 법에 그리돼 있다"며 "지난 45년, 겹겹이 쌓인 기억과 아픔의 첫 겹조차 모르는 호남사람"이라고 한 후보를 비판했다.
5·18기념재단과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도 공동 성명서를 통해 "한 후보는 공식 명칭인 5·18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지칭하는 중대한 역사왜곡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이는 5·18을 모욕하고 폄훼한 것이자 국가기관이 확정한 공적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들은 한 후보에게 공식 사과와 정치 행보 중단을 촉구했다.
김영록 전남지사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호남과 국민들은 5·18 당시 무장군인에 의한 깊은 상흔과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5·18 민주묘역에서 호남을 우롱하냐"고 한 후보를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한 전 총리가 5·18 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라고 멸칭했다"며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시도 하루 만에 광주시민과 5월 영령을 또다시 능멸했다"고 주장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광주사태'는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 '소요'라고 부르던 군사 반란 세력의 표현"이라며 "5·18 민주화운동이 폭동이고 소요인가"라면서 "정부가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며 5·18 민주화운동을 기린 것이 1997년이다. 평생을 정부에서 일한 사람이 이것을 몰랐다니 충격적이다. 무지를 넘어 무시라고 볼 수 밖에 없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무시이고 민주주의에 대한 무시"라고 밝혔다.
또한 "한 전 총리가 국립5·18 민주 묘지를 참배하려 하고 통합을 말하는 이유가 내란 세력을 용서하자는 뜻이었나. 윤석열의 아바타답다"며 "이것으로 분명해졌다. 한 전 총리는 윤석열의 대리인으로 윤석열에 대한 국민 심판을 막고 내란 종식을 방해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덕수 후보는 지난 2일 대통령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첫 일정으로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에 나섰으나 광주 시민단체 등의 강한 반발로 22분 만에 돌아간 바 있다. 당시 한 후보는 확성기 모양으로 두손을 입에 모으고 "저도 호남사람이다. 여러분 서로 사랑해야 한다. 미워해서는 안 된다.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라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