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이 나를 버렸다" 홍준표 입에서 심상찮은 말이 나왔다
2025-05-0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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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다녀오겠다... 홀가분한 심정으로 인생 2막 정리"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5일 "내 인생 3막 구상을 위해 지인이 있는 미국에 잠시 다녀오겠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푹 쉬면서 내 인생 3막을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43년 전 사법고시 합격해 검사로 출발한 것이 내 인생 1막이었다면, 30년 전 신한국당에 들어와 정치를 시작한 것은 내 인생 2막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탈락 직후 탈당한 것을 두고는 "내가 당을 떠난 것은 내가 당을 버린 게 아니라 당이 나를 버렸기 때문이다. 그 당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홀가분한 심정으로 인생 2막을 정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대선을 앞둔 당을 돕지 않고 미국으로 떠난다고 밝힘으로써 당에 대한 서운함을 대놓고 표출한 셈이다.
홍 전 시장은 대선 전 출국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홍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홍 전 시장이 10일께 출국할 것으로 안다"며 "머리를 좀 식히고 대선 뒤에 귀국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1일 역시 페이스북에서 "청산별곡이 생각나는 비 오는 휴일 아침이다. 구속과 갈등에서 빠져나오니 이렇게 마음이 편안하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전 시장은 "나훈아 선생의 공(空)을 들으면서 세상사 관조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치권에서 쌓았던 악업(惡業)도 씻어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이 편안하다면서 "노자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상선약수는 노자의 도덕경에서 유래된 사자성어로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6·3 대통령 선거에 국민의힘 경선 후보로 나섰던 홍 전 시장은 지난달 29일 결선에 출전하는 최종 2인을 선출하는 투표에서 탈락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뒤이어 홍 전 시장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서울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홍 전 시장의 탈당이 친윤(친윤석열) 세력에 대한 깊은 불신과 서운함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홍 전 시장이 자신의 캠프에 참여한 친윤 그룹이 진심으로 돕지 않고 한덕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현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를 밀기 위해 자신을 '불쏘시개'로 활용하려 했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