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제쳤다… 어린이날, 아이들이 진짜 받고 싶은 '의외의 선물' 1위
2025-05-0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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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조사한 어린이날 선물 트렌드
1923년 처음 시작된 어린이날은 ‘어린이도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는 가치를 담고 출발했다. 이후 100년 넘는 시간 동안 어린이날은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어린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확인하는 상징적인 날로 자리 잡았다.

이런 가운데 오늘 (5일) 어린이 날을 맞은 초등학생들이 받고 싶은 선물 1위로 ‘디지털 기기’를 꼽았다. 스마트폰, 태블릿 같은 전자기기를 원하는 비율은 현금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교사노조는 지난달 7일부터 24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3~6학년 학생 18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어린이 인식조사 결과를 5일 공개했다. ‘가족에게 받고 싶은 어린이날 선물’을 묻는 질문에서 19.1%가 ‘디지털 기기’를 선택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17%), ‘반려동물’(16.9%)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1위였던 ‘현금·상품권’은 올해 4위(11.8%)로 밀려났다.
가장 하고 싶은 어린이날 활동으로는 ‘가족 여행’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33.6%가 여행을 원한다고 답했고, ‘갖고 싶던 선물 받기’(29%), ‘자유시간’(10.8%), ‘놀이공원 방문’(10.3%)이 뒤따랐다.
‘행복을 느끼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절반에 가까운 48.1%가 ‘화목한 가정’을 꼽았다.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를 묻자, ‘친절하고 착한 어른’(22.5%)이 가장 많았고,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는 어른’(20.9%), ‘항상 웃는 어른’(17.4%) 순으로 응답이 이어졌다.
정서적 지지에 관한 문항에서는 응답자의 70.5%가 고민을 털어놓는 대상이 ‘어머니’라고 답했다. ‘아버지’는 33.7%, ‘친구’ 25.5%, ‘형제자매’는 22.5%로 나타났다.
부모에게 듣고 싶은 말 1위는 단연 ‘사랑해’였다. 선생님에게 바라는 말은 ‘잘했어’, ‘잘한다’ 같은 칭찬의 말이 많았다. 이는 어린이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기대하는 정서적 역할이 다름을 보여준다.
학교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으로는 ‘친구와 잘 지내는 것’(41.3%)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학교에 바라는 점으로는 ‘서로 존중하고, 학교폭력이 없는 환경’(35.1%)이 가장 많았다.
사회 인식 조사에서는 ‘전쟁과 범죄 없는 평화로운 사회’가 미래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이 29%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교육 기회 보장’, ‘차별 없는 사회’가 주요 가치로 꼽혔다.
정수경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선 현금보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디지털 기기를 선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아이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기대하는 말이 다르다는 건, 그만큼 두 공간의 역할 차이를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교사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안전하게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