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 발언 9개월 만에 현실로…한국 배드민턴 안세영 기뻐할 소식 전해졌다

2025-05-0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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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협회, 국가대표 선수 개인용품 후원 계약 공식 허용
지난해 8월 파리올림픽 당시 세계랭킹 1위 안세영 작심 발언

대한배드민턴협회가 국가대표 선수들의 개인용품 후원 계약을 공식 허용했다. 지난해 8월 파리올림픽 당시 안세영(삼성생명)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지 약 9개월 만이다. 이번 결정은 국가대표 운영 방침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지난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미소를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지난 4일 중국 샤먼에서 열린 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수디르만컵) 결승에서 중국에 1-3으로 패해 준우승을 거뒀다 / 뉴스1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지난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미소를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지난 4일 중국 샤먼에서 열린 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수디르만컵) 결승에서 중국에 1-3으로 패해 준우승을 거뒀다 / 뉴스1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동문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은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귀국 인터뷰를 통해 "4일 선수들에게 개인 후원 계약을 공식적으로 허용한다고 알렸다"며 관련 방침을 공식화했다. 그는 "변화가 늦어진 만큼 선수들이 실망했을까 우려했지만, 오히려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국가대표뿐 아니라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허용된 개인용품 항목은 경기력과 부상 관리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라켓, 신발, 보호대 등이다. 그동안 협회는 국가대표 자격으로 훈련하거나 국제대회에 출전할 경우 협회 후원사의 장비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해왔다. 이에 따라 일부 선수들은 경기 중 불편함을 호소했고, 특히 안세영은 대표팀 후원사의 신발이 발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공개적으로 제도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협회의 이번 결정은 선수들의 개별 경기력 향상과 부상 방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 대가도 만만치 않다. 개인용품 사용이 허용되면서 협회의 기존 스폰서십 계약 중 일부 품목이 제외되고, 그에 따라 전체 후원금 규모가 약 20억 원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요넥스 측과 수차례 면담했으나 끝내 완전한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며 "선수들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해 수디르만컵 도중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을 계기로 협회는 추가 후원사 유치 및 마케팅 강화를 통해 손실분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협회 차원에서 새로운 계약 체결과 공격적인 스폰서십 전략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지난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선수 개인용품 후원 신발을 신고 입국하고 있다. 이날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국가대표 선수의 개인 후원 계약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 뉴스1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지난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선수 개인용품 후원 신발을 신고 입국하고 있다. 이날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국가대표 선수의 개인 후원 계약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 뉴스1

여자 단식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안세영(삼성생명)의 활약은 이번 제도 변화의 촉매가 된 동시에 수디르만컵에서도 빛을 발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5전 전승을 거두며 대표팀의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녀는 "경기력이 100%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겸손한 소감을 전하면서도, "나 자신을 믿고 경기에 임했던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박주봉 감독 체제에서 첫 국제대회를 치른 안세영은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감독님이 진지함보다 유쾌함으로 다가와 주셔서 오히려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녀는 "체력이 떨어질 때 감독님이 '적극적으로 하라'며 자신감을 북돋워주셨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이번 수디르만컵 결승전에서 또 한 번 중국의 벽을 넘지 못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박주봉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지난 4일 중국 샤먼에서 열린 2025 수디르만컵 결승에서 중국에 1-3으로 패했다. 2023년에 열린 직전 대회에서도 중국에 밀려 준우승했다. 한국이 마지막으로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7년으로, 당시 중국을 3-2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반면 중국은 이번 승리로 2019년부터 4회 연속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배드민턴 최강국의 위상을 이어갔다.

박주봉 감독, 서승재, 안세영, 김동문 대한배드민턴협회장 / 연합뉴스
박주봉 감독, 서승재, 안세영, 김동문 대한배드민턴협회장 / 연합뉴스

협회의 개인용품 후원 허용은 단순한 행정 조치를 넘어, 선수 중심의 환경으로 전환하려는 첫 걸음으로 평가된다. 특히 안세영의 작심 발언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한국 배드민턴의 새로운 전기를 알리는 중요한 계기로 남을 전망이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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