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철만 입고 버리시려고요? 여름 반팔 사기 전 알면 쏠쏠한 정보
2025-05-0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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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잘알은 알고 일반인은 모르는 방대한 옷의 세계
흔히들 여름 반팔은 한 철 입고 나면 버리는 '소모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옷잘알'(옷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들은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사기 전부터 용도에 맞게 잘 사고 관리하면 반팔도 여러 해까지 입을 수 있다. 여름마다 반팔을 버리고 새로 사는 걸 반복하며 가격과 품질에 무관심해졌다면 이제 그런 돈 낭비는 잊고 새로 시작해 보자. 4가지면 충분하다.

▲ 헤리 테이프 vs 오바로크
‘헤리 테이프’는 옷의 가장자리나 봉제선을 감싸 마감하는 데 사용되는 테이프형 부자재로, 일본어 '헤리(해리)'에서 유래된 용어다. '가장자리'를 뜻하는 이 용어는 봉제선 마감 시 원단 끝부분의 올 풀림을 방지하고, 전체적인 마감 상태를 정돈하는 데 목적이 있다. 헤리 테이프는 마감 역할을 넘어, 내구성과 형태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디자인 포인트로도 활용된다.
옷의 목덜미 안쪽에 부착된 헤리 테이프는 넥라인이 늘어나거나 형태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한다. 어깨, 암홀, 밑단 등에도 적용돼 마찰이 많은 부위의 내구성을 높이고, 원단의 늘어짐을 최소화한다. 원단과 대조되는 색상의 테이프를 사용하면 의류의 내부 마감에 개성을 더할 수 있고 외관에서 드러나는 경우에는 디자인 요소로도 기능한다. 특히 재킷이나 드레스 같은 고급 의류에서 헤리 테이프는 내부 마감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요소로 사용된다. 재킷의 안감 가장자리에 두른 해리 작업은 시각적 정돈 효과뿐 아니라 착용 중 원단 틀어짐을 줄이고, 세탁 후에도 형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해준다.
한편 '오바로크'는 원단의 가장자리를 특수 재봉기로 감싸듯 박음질해 올 풀림을 방지하는 봉제 기법이다. 일본식 영어 '오바롯쿠'에서 유래된 용어이며, 순화된 표현으로는 '휘갑치기'나 '푸서 박기'가 있다. 오바로크는 일반적으로 티셔츠, 니트류, 드레스, 레깅스 등 다양한 의류의 봉제선이나 가장자리, 소매, 밑단 등에 적용돼 마감이 빠르고 경제적으로 이뤄진다.
오바로크 기법의 핵심은 특수 재봉기인 오바로커 사용이다. 이 재봉기는 여러 가닥의 실을 동시에 사용해 봉제선이 강하게 고정되도록 하며 봉제와 동시에 원단의 여분을 잘라내는 기능도 함께 수행한다. 실로 여러 번 감싸져 있는 굵은 바늘땀으로 인해 옷을 뒤집어 보면 봉제선 주변이 두툼하게 처리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교복, 군복 등 명찰이나 마크 부착 부위에서도 자주 활용된다.
내구성 측면에서 오바로크와 헤리 테이프는 뚜렷한 차이를 가진다. 오바로크는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힘을 많이 받는 부위에서는 그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오바로크만으로 처리한 목덜미 부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늘어나거나 형태가 변형될 수 있다. 반면 헤리 테이프는 봉제선을 테이프나 별도 원단으로 감싸기 때문에 목덜미나 어깨처럼 하중이 집중되는 부위에서 더욱 견고한 마감이 가능하다. 실제 고급 의류나 오랜 사용을 전제로 한 제품에서는 오바로크만으로는 마감하지 않고, 헤리 테이프나 넥테이프 같은 보강 방식이 반드시 병행된다.
즉, 단순히 봉제 속도나 비용을 고려한다면 오바로크가 유리하지만, 내구성과 형태 유지, 고급스러운 외관을 원한다면 헤리 테이프 방식이 훨씬 우수하다. 따라서 실질적인 의류 제작 현장에서는 두 방식이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되며 의류의 용도와 기대 수명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
▲ 체인스티치
반팔을 살 때 눈여겨봐야 하는 것 중 또 다른 하나가 바로 '체인스티치'다. 바늘이 천을 통과할 때마다 밑실로 고리를 만들어 이 고리들이 연속적으로 연결돼 체인처럼 형성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봉제선의 유연성과 신축성이 매우 뛰어나 니트나 청바지, 티셔츠 등의 밑단에 주로 활용된다. 체인스티치는 루프 구조로 인해 일반 직선 박음질보다 쉽게 끊어지지 않으며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봉제선이 유연하게 늘어나기 때문에 활동성이 중요한 의류에 적합하다.
청바지 밑단에 사용되는 체인스티치는 사슬 모양의 봉제선 구조 덕분에 '로핑 효과'라는 독특한 외관 효과도 만들어낸다. 체인스티치는 봉제선이 풀리기 쉬운 구조라는 단점도 있지만, 오히려 이를 활용해 봉제 수정이나 해체가 필요할 때 실 한 가닥만 풀면 전체 봉제선을 쉽게 해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체인스티치는 작업 효율성과 외관 효과, 신축성이라는 여러 이점을 동시에 갖고 있어 데님류, 니트류 등에서 널리 사용된다. 다만 봉제선이 쉽게 풀릴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내구성이 매우 중요한 부위에는 락스티치 같은 다른 방식이 선호되기도 한다.

▲ 마이터
여름옷 특성상 자주 세탁기를 돌려야 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예쁜 핏이 중요하다면 '마이터'에 대해서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마이터'란 봉제에서 주로 원단의 모서리나 바인딩(테이프 마감) 부분을 Y자 또는 45도 각도로 접어서 만나는 모양, 또는 그 봉제 기법을 의미한다. 즉 두 개의 원단이나 바인딩 테이프의 끝을 직각(90도)에서 45도 각도로 접어 이음새가 Y자(또는 사선) 형태로 자연스럽고 깔끔하게 연결되도록 처리하는 방법이다.
즉 봉제에서 두 원단이나 바인딩의 모서리를 45도 각도로 접어 'Y'자나 사선 모양으로 연결해 마감하는 방식이다. 모서리 부분이 자연스럽고 깔끔하게 연결돼 고급스러운 마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실제 마이터를 사용한 옷은 모서리 부분의 마감이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데다가 내구성이 뛰어나다. 봉제선이 일정하고 대칭적으로 보여 전체적인 디자인 완성도 역시 높아 보이는 심미적 효과도 있다. 하지만 마이터 봉제선을 사용하지 않은 옷은 마감이 단순하거나 투박하고 내구성이 떨어질 수 있다. 보통 저렴한 의류에서 사용되는 이유다. 특히 모서리가 두껍고 우는 것처럼 보여 고급스러운 인상을 주는 데 한계가 있다.
▲ OO수
쇼핑몰 광고면에서 봤던 'OO수'에 관해서도 미리 알아두면 용도에 따라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다. 실의 굵기를 나타내는 '30수', '20수', '16수'는 각각의 의류에 사용되는 실의 번수를 의미한다. 숫자가 클수록 실이 가늘고 숫자가 작을수록 실이 굵다. 30수는 가장 가는 실로 만들어져 매우 부드럽고 가벼우며 통기성이 뛰어나 여름철 티셔츠에 적합하지만 비침이 있고 내구성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20수는 적당한 두께와 부드러움을 갖춘 중간 굵기의 실로 사계절용 티셔츠나 단체복 등에서 가장 널리 사용된다. 16수는 굵은 실로 짜여 내구성이 높고 질감이 두껍고 거칠 수 있어 두꺼운 티셔츠나 내구성이 중요한 의류에 사용된다.
이처럼 수의 선택은 착용 계절, 용도, 원하는 질감과 내구성에 따라 달라진다. 여름에는 시원함과 통기성을 중시해 30수가 많이 사용되고 일상복이나 다용도 용도에는 20수가 일반적이다. 내구성이 중요하거나 두꺼운 질감을 원하는 경우에는 16수가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