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질렀다…서울, 경기에 등장해 수천 마리씩 달라붙는 혐오 생물
2025-05-0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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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그러운 생김새, 알고 보면 해충이 아닌 익충

최근 큰 하천을 낀 서울, 경기 지역 등에 동양하루살이 떼가 나타나고 있다. 주민들은 수백에서 수천 마리씩 떼 지어 나타나는 동양하루살이 습격으로 혐오감을 느낀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동양하루살이는 하루살이목 하루살이과에 속하는 수서곤충이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하천, 강, 호수 등 깨끗한 민물 환경에서 주로 서식한다.
동양하루살이는 팅커벨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며, 한강과 같은 2급수 이상의 맑은 물에서 발견되는 지표종으로 수질 개선을 상징한다. 그러나 동양하루살이는 불빛에 이끌려 도심지로 떼 지어 출몰하며 인근 주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해 해충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동양하루살이는 몸길이 18~22mm, 날개를 펴면 50mm에 달하는 비교적 큰 하루살이다. 화려한 날개로 인해 팅커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동양하루살이의 유충은 하천 바닥의 모래나 자갈을 10~20cm 파고들어 서식하며, 1년 이상 유기물을 먹으며 성장한다. 성충은 입이 퇴화해 먹이를 섭취하지 않고 짝짓기에만 집중하며 수명은 몇 시간에서 최대 일주일이다. 동양하루살이 암컷은 짝짓기 후 수면에 2000~3000개의 알을 낳고 죽는다.
동양하루살이는 1년에 두 번(5~6월, 8~9월) 우화(유충이 날개가 있는 성충이 됨)하며 초여름 우화 시 몸집이 더 크다. 불빛에 이끌리는 주광성 때문에 밤에 가로등, 간판, 상가로 몰려들어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유발한다. 징그러운 생김새 때문에 동양하루살이를 보고 비명을 지르며 기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동양하루살이는 한강, 남한강, 금호강 등 맑은 하천 주변에서 대량 출몰한다. 서울(강동구, 송파구, 성동구, 광진구), 남양주, 양평 등에서 5~6월에 주로 나타난다. 최근 기온 상승으로 4월부터 출몰이 시작된다.
한 번 출몰 시 개체 수는 지역과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수백에서 수천 마리가 불빛 주변에 모인다. 2023년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는 관중석과 그라운드에 동양하루살이 수백 마리가 뒤덮였고 서울 성동구 뚝도시장에서는 가로등 하나당 수천 마리가 몰려들었다. 또 남양주 궁촌천에서는 포충기 한 대당 하루 수백 마리가 포집될 정도다.
대량 출몰은 강 수온 상승, 비로 인한 유충 이동, 도시화로 인한 서식지 침범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동양하루살이 사체가 쌓여 악취와 미관 문제를 일으키며 상가 영업에도 지장을 준다.

그러나 동양하루살이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충은 하천의 유기물을 분해해 물질 순환을 돕고 수질 정화에 기여한다. 유충과 성충은 물고기, 새, 잠자리 등의 먹이로, 먹이사슬에서 필수적이다.
한강 주변의 대량 출몰은 수질 개선의 증거로 2000년대 초부터 한강 수질이 좋아지면서 동양하루살이가 도심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천적인 미꾸리 등 토종 어류의 감소로 개체 수가 과도하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동양하루살이는 대량 출몰로 불편을 초래하지만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는 무해한 곤충이다.
전문가들은 동양하루살이를 해충이 아닌 익충으로 분류한다. 또 동양하루살이 방제와 관련해선 불빛 조절, 에어커튼 설치, 포식자 서식지 조성을 권장하며 살충제 대신 친환경 방제와 천적 활용으로 개체 수 조절 등 생태적 균형을 유지하는 방안을 강조하고 있다. 인간과 동양하루살이가 공존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