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당 대선후보(김문수)가 반대하는 당원 여론조사 강행한 권영세가 한 말
2025-05-0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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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한덕수 회동서 구체 결과가 안 나오면 결과 공개 시사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문수 대선 후보가 당원 여론조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한 데 대해 "당이 필요한 부분은 당연히 해야 한다"며 "김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회동에서 구체적인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유용원 의원 주최의 '트럼프 시대 국가안전보장 대토론회'에 축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 당 지도부와 김 후보는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김 후보는 '비상대책위원회 해체'를 주장하고 지도부는 '당원 여론조사' 카드를 꺼내든 상황이다.
권 위원장은 이날 실시하는 당원 여론조사의 결과를 오후 6시로 예정된 한 후보와 김 후보 간 만남 이후에 공개할 것이냐는 질문에 "상황에 따라서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일단은 여론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후보 간 만남을 통해 여론조사 결과 공개 여부도 달라지느냐는 질문엔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이 필요한 부분은 당연히 해야 하고, 우리가 단일화 후보들 간의 노력에 지장이 안 되는 부분에서 당이 필요한 부분은 앞으로의 선거에 있어서도 스스로 잘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김 후보와 한 후보 간 만남에 대해서는 권 위원장은 "일정한 시간 내에 단일화 스케줄이 분명하게 나와야 할 것"이라며 "어쩔 수 없이 사실상 정해진 그 데드라인 안에 이뤄져야 한다. 시간이 없는 상황이라 구체적인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단일화 데드라인을 대선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로 잡아둔 상황이다. 한 후보 입장도 마찬가지다.
김 후보와 한 후보가 이날 담판에서 단일화에 합의할 경우 여론조사 방식과 시기에 대한 실무 논의를 거쳐 8∼10일 중 여론조사를 실시하면 후보 등록 마감 직전 단일화를 완료할 수 있다. 하지만 김 후보와 당 지도부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이날 단일화 합의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김 후보 측은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25일 전까지만 단일화가 성사되면 단일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권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2시 의원총회 후 김 후보를 만나기 위해 KTX를 타고 대구행에 나섰다. 단일화를 서두르라고 압박하기 위해서였다. 이 소식을 들은 김 후보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행을 택해 만남은 불발됐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밤 김 후보 자택까지 찾았으나 김 후보는 연락을 끊은 상태였다.
당 지도부는 압박 카드로 당원 여론조사를 꺼내 들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막기 위해선 ‘범보수 빅텐트’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당심’을 끌어들인 셈이다.
무당층을 제외하고 당원 대상 여론조사로 대상을 좁히면 김 후보에게 극히 불리하다.
김 후보 측은 불필요한 여론조사라고 맞서며 당무우선권 발동과 비대위 해체 시사라는 초강수를 뒀다.
김 후보는 페이스북에 당무우선권을 보유한 대선 후보가 비대위 해체 권한도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가 단일화 과정에 계속 개입하면 비대위를 해체할 수 있다고 밝힌 셈이다.
김 후보가 비대위 해체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는 만큼 그와 당 지도부 간 갈등이 더욱 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당무우선권 행사 범위와 대통령 후보가 비대위 해체 권한을 갖고 있는지를 두고 해석이 갈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