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사람들만 안다는 별미…비주얼은 극악무도한데 맛에 놀란다는 '한국 음식'

2025-05-0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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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밥과 남은 재료로 만드는 경상도의 숨은 보물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경상도에서만 먹는 특별한 향토 음식이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mogmog36-shutterstock.com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mogmog36-shutterstock.com

바로 '갱시기 죽'이다.

‘갱시기죽’은 경상북도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전해 내려오는 가정식으로, 멸치육수를 베이스로 한 국물에 김치, 콩나물, 떡국떡, 찬밥 등을 넣고 푹 끓여 만드는 음식이다. 지역 사투리에서 유래된 '갱시기'라는 단어는 국이나 찌개류를 뜻하는 표현으로, 물기가 많은 음식을 통칭하는 말로 쓰인다. 갱시기죽은 전날 남은 재료를 활용해 만든 간편식이자 해장 음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겨울철 아침 식사로도 활용도가 높다.

◈ 찬밥과 떡으로 만드는 실용적인 국물 요리

갱시기죽은 정해진 레시피 없이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해 끓이는 음식이다. 멸치와 다시마로 육수를 낸 뒤 김치와 콩나물, 떡국떡, 찬밥을 넣고 중불에서 오래 끓여 만든다. 이때 밥은 푹 퍼질 때까지 끓이며, 국물은 걸쭉하면서도 묽은 죽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치는 잘 익은 묵은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떡국떡은 얇게 썰어 넣어도 되고 한입 크기로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도 있다.

갱시기죽 / 유튜브, 1분 요리 뚝딱이 형
갱시기죽 / 유튜브, 1분 요리 뚝딱이 형

간은 국간장이나 액젓으로 맞추며, 소금은 마지막에 간을 조절하는 용도로 더한다.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약간 떨어뜨려 고소한 풍미를 살리기도 한다. 일부 가정에서는 계란을 풀어 넣거나 김가루를 얹어 마무리하기도 한다.

◈ 만드는 방법

조리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물 4컵 기준으로 멸치 10마리와 다시마 한 조각을 넣고 10분간 끓인 뒤 다시마를 건져낸다. 김치 반 컵, 떡국떡 한 줌, 콩나물 한 줌, 찬밥 1공기를 차례로 넣고 끓인다. 김치는 잘게 썰어 넣고, 국물이 자작하게 줄어들 때까지 중불에서 15~20분간 끓인다.

간은 국간장 1큰술과 액젓 약간, 또는 집간장으로 조절한다. 국물이 너무 졸아들면 물을 조금 추가해도 무방하다. 마지막으로 참기름 0.5큰술, 후춧가루 약간을 넣으면 완성된다. 필요 시 계란을 풀어 넣고, 김가루를 올려 낼 수 있다. 특별한 장비나 재료 없이도 조리가 가능해 자취생이나 1인가구에게도 적합하다.

◈ 지역성과 용도, 그리고 해장 음식으로서의 쓰임

갱시기죽은 지역색이 강한 음식으로, 경북 내륙에서 특히 많이 소비된다. 특별한 음식이라기보다는 일상 식사로 자주 등장하며, 겨울철에 끓여먹는 아침 식사나 해장 음식으로도 활용된다. 멸치육수와 김치, 콩나물이 어우러져 속을 편안하게 해주고, 자극적이지 않아 숙취 해소 음식으로도 언급된다.

갱시기죽 / 유튜브,  자취요리신 simple cooking
갱시기죽 / 유튜브, 자취요리신 simple cooking

일부 음식점에서는 메뉴로도 판매되며, 조리법이 쉬운 편이라 온라인 레시피로도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경상도식 간편 해장국’ 또는 ‘찬밥 처리용 국물요리’로 소개되며 타 지역에서도 관심을 얻고 있다. 고정된 형식이 아닌 유연한 조합으로 다양한 재료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갱시기죽은 한 끼를 간단하게 해결하는 방식이면서도, 지역 전통과 생활 습관이 반영된 음식으로 남아 있다. 재료의 구애 없이 만들 수 있고, 속이 편안해지는 국물 요리라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 경상도 지역에서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이 음식은 속을 뜨끈하게 채우는 요리로 지금도 주방에서 흔히 만들어지고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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