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될 줄은…어린이날 이정효 감독 행동 파문, 사태가 심상치 않다

2025-05-0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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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연맹, 이 감독 징계 절차 여부 검토 중

어린이날 관중들 앞에서 소속팀 선수를 폭행해 물의를 빚고 있는 광주FC 이정효 감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주FC 이정효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광주FC 이정효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 감독은 지난 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김천 상무의 홈 경기에서 폭력적인 행동을 보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소속팀 선수 오후성의 왼팔을 붙잡고 불만을 토로하다가 양손으로 강하게 밀치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 것이다.

해당 장면은 전반전 뒤 선수들이 라커룸을 향해 걸어가던 중 포착됐다. 이 감독은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그라운드로 뛰어들어 '이리 오라'는 고함과 함께 오후성을 강하게 질책했다. 주장 이강현이 제지했지만 이를 금세 뿌리치며 오후성의 왼팔을 잡고 불만을 한참 토로했다.

이 감독은 김천전 승리 후 제자들과 하이 파이브를 나눈 뒤 오후성을 따뜻하게 안아주기는 했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종식되지 않았다.

이에 프로연맹은 연휴가 끝난 뒤인 지난 7일 이 감독에 대한 징계 절차 여부를 두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내 이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게 나쁘게 보였다면 어쩔 수 없다. 그 부분은 책임을 지면 된다. 팀과 선수를 위해 강하게 피드백을 줘야 했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오후성은 경기 종료 후 중계진과 인터뷰에서 "선수로서 죄송한 일을 저질렀다"라며 "감독님께 사과드려야 할 거 같은데 경기가 끝나고 꼭 안아주셨다"라고 말했다. 또 이 감독이 주문한 전술이 뭐였냐는 질문엔 "침투 상황을 많이 만들자고 하셨는데 볼을 받는 상황을 만들어 화가 나셨던 것 같다. (감독님께) 너무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프로연맹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징계까지 검토하는 이유는 경기 당일이 어린이날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관중석에는 어린이 팬들의 비중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심리학자들은 이 감독의 폭행이 어린이들의 정서와 심리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최지영 인하대 아동심리학과 교수는 "폭행 폭력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불안감도 유발하고 교육적으로 하나의 모델이 되기도 한다. 심리적인 영향도 있고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꼈을 수도 있고 공격적인 행동을 배울 수도 있다"라고 연합뉴스를 통해 주장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역시 "감독 나름대로는 감정적으로 격앙된 이유가 있겠지만 세부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런 장면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아동은 아무래도 정서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며 "공격적인 모습에 대한 모방학습, 대리학습의 우려가 있다. 나아가 폭언과 신체적 위협을 정당한 훈육 방식으로 오해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매체에 말했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직접적·간접적 영향을 받은 어린이들을 위해서라도 이 감독에게 반드시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오현숙 한신대 심리아동학부 교수는 "처벌이 안 되면 세상이 이치에 맞게 돌아가는 게 아니라 돈이 많거나 인기 많은 사람은 뭐든 해도 된다는 인식을 어린이들이 학습하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 또한 "잘못된 행동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하며 거기에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당연히 아이들에게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도 "언어적 폭력을 포함해 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아이들이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짚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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