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서 졸업사진 찍던 초등생 4명 병원 이송...'이 꽃' 때문이었다
2025-05-08 14:12
add remove print link
진달래, 철쭉과 혼동하기 쉬운 독성을 가진 위험한 꽃
졸업앨범 촬영을 위해 공원을 찾은 초등학생들이 공원에 피어있던 꽃을 따서 먹었다가 병원에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인은 진달래과 식물인 '영산홍'이었다.

8일 경기도교육청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7일 낮 12시 37분께 경기 안성시 옥산동의 한 초등학교 보건교사로부터 "복통을 호소하는 학생이 있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조사 결과, 당시 해당 학교 6학년생 11명은 인근 공원에서 졸업사진을 촬영하던 중 꽃을 따서 입에 넣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의 꽃은 진달래과에 속하는 영산홍으로, 식물 전체에 '그라야노톡신(Grayanotoxin)'이라는 독성 물질이 함유돼 있어 섭취 시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중 2명은 복통과 구토 증세를 보이며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고, 나머지 2명도 보호자를 통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이들 4명은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함께 꽃을 먹은 나머지 7명은 별다른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경기도교육청은 즉각 각급 학교에 섭취 금지 식물에 대한 안내를 전달하고, 관련 내용을 지속적으로 공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영산홍은 진달래속(Rhododendron)의 반상록 관목으로, 인간은 물론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게도 독성을 가진 식물로 분류된다. 특히 잎과 꽃, 꿀 속에도 독소가 포함되어 있어 극소량 섭취에도 구토, 어지럼증, 부정맥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영산홍은 꽃이 예뻐서 진달래, 철쭉 등과 함께 관상용으로 심는다. 꽃은 4~5월에 가지 끝에 붉은 자색으로 피고 지름 3.55.0㎝의 깔때기 모양이다.
외형상 진달래, 철쭉과 혼동하기 쉬운 영산홍은 수술 개수를 통해 구분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수술이 5개 이하면 영산홍이며, 10개 이상이면 진달래나 철쭉이다. 겨울철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고 남아 있는 점, 잎이 작고 둥글며 꽃이 작다는 점에서도 구별할 수 있다.

독성이 있는 식물은 그 아름다운 외형 때문에 위험성이 간과되기 쉽다. 화려한 색감과 우아한 모양은 무심코 손을 대거나 만지고 싶게 만들지만, 작은 접촉이나 섭취만으로도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독성 식물은 피부 발진, 알레르기 반응, 호흡 곤란, 심한 경우 생명에 위협이 되는 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독성 식물로는 수선화, 철쭉, 은방울꽃, 디기탈리스, 나팔꽃, 동백꽃 등이 있다. 이러한 식물들은 외형상 친숙하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그 속에 포함된 독성 물질은 매우 강력할 수 있다.
이러한 독성 식물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예방 수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어린이와 반려동물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독성 식물이 있는 화분이나 정원은 높은 곳에 두거나 울타리로 차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해당 식물이 독성을 가진 경우에는 라벨을 붙이거나 가족들과 정보를 공유해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독성 식물을 다룰 때는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고, 작업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필수적이다. 피부에 접촉했을 경우 즉시 흐르는 물로 충분히 씻어내야 하며, 이상 반응이 있을 시 곧바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만약 섭취 사고가 발생했다면 억지로 토하게 하기보다는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처치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응 방법이다.
당국은 어린이들이 자연학습이나 야외활동 중 식물을 접할 경우, 사전에 반드시 교사의 지도 아래에서 식물 정보를 숙지해야 하며, 식물의 섭취는 절대 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