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꼬는 습관, 10년 넘게 못 고쳤다면? 생각보다 위험할 수 있다
2025-05-0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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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처럼 꼬았던 다리.. 체형 불균형, 혈관 압박, 신경 문제 등 건강 위협
오래 앉아 있는 게 일상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자세를 취했을 것이다. 무릎 위로 다리를 올리고, 상체는 약간 비틀어진 채 앉는 자세. 이른바 ‘다리 꼬기’다. 다리를 꼬면 뭔가 자세가 안정되는 듯한 기분이 들고, 나름 멋스러워 보인다는 인식도 있다. 하지만 의자에 앉을 때마다 이 자세를 반복했다면, 특히 그 습관이 10년 이상 이어졌다면,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가 당신의 몸에 누적돼 있을 수 있다.

다리 꼬기의 가장 대표적인 위험은 골반과 척추의 불균형이다. 다리를 한쪽으로만 반복해서 꼬는 습관은 골반을 좌우로 비틀고, 이는 척추를 따라 허리와 어깨, 목까지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골반이 기울면 척추가 한쪽으로 휘는 척추측만증이나 요통, 장기적으로는 디스크 같은 척추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뻐근함이나 피로감 정도로 느껴지지만, 이 상태가 수년간 이어지면 근골격계 전체가 구조적으로 무너진다.
체형뿐 아니라 관절 건강도 위협받는다. 다리를 꼬는 자세는 무릎과 발목 관절에 비정상적인 압력을 가하며, 양쪽 하체 근육의 발달도 불균형하게 만든다. 무릎이 안쪽으로 휘는 내반슬이나 다리가 휘는 O다리가 진행될 수 있고, 이는 걷는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실제로 정형외과에서는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중년 환자 중 상당수가 오랜 다리 꼬기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리 꼬기는 다리의 혈관을 압박하면서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킨다. 특히 허벅지 뒤쪽 정맥이 눌리면서 하체 혈류가 막히고, 이는 하지정맥류, 다리 저림, 부종 등의 증상으로 이어진다. 장시간 앉아 있는 사람일수록 오후만 되면 종아리가 붓거나 묵직해지는 증상을 자주 경험하는데, 이 역시 반복된 다리 꼬기가 원인일 수 있다.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리를 꼬면 엉덩이 아래쪽을 지나는 좌골신경이 압박을 받는다. 이로 인해 엉덩이부터 허벅지, 종아리, 발끝까지 통증이 퍼지는 좌골신경통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까지 나타난다. 이는 단순한 자세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신경 질환으로 분류된다.
혈압에도 일시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2010년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Hypertensio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다리를 꼬고 앉을 때 수축기 혈압이 평균 2~8mmHg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에게는 큰 차이가 아닐 수 있지만, 고혈압 환자에게는 주기적인 혈압 상승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모든 문제는 한두 번 다리를 꼰다고 생기는 건 아니다. 하지만 ‘습관’이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하루에 몇 시간씩 다리를 꼬고 앉는 일이 수년간 반복되면, 몸은 그 자세에 ‘익숙해지는’ 대신 점점 더 망가지기 시작한다. 골반이 틀어지고, 근육은 비대칭으로 발달하고, 신경은 눌리고, 혈액은 순환되지 않는다. 결국 교정 치료를 받아도 완전한 회복이 어려울 만큼 몸의 정렬이 흐트러질 수 있다.
예방이 곧 치료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다리를 꼬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의자에 앉을 때는 양 발을 똑바로 바닥에 두고, 무릎은 90도로 유지하며, 등은 등받이에 붙이도록 한다. 하루 중 정기적으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엉덩이와 복부 중심의 코어 근육 강화 운동을 병행하면 자세 교정에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자세 교정용 방석, 허리 지지대, 발 받침대 등도 널리 판매되고 있어 실생활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혹시 지금도 이 글을 읽으며 다리를 꼬고 있다면, 지금 당장 자세를 고쳐야 할 때다. 10년간 반복된 습관은 몸의 구조를 바꿔놓지만, 지금부터라도 고치기 시작하면 더 큰 질병은 피할 수 있다. 바른 자세는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다. 사소해 보이는 습관 하나가 건강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