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는 비슷한데 맛의 깊이가 다르다…선우용여가 만든 '김치찌개'
2025-05-0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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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이의 비밀스러운 맛의 원천
불과 시간이 빚어내는 김치찌개의 감동
배우 선우용여가 노하우가 담긴 특별한 김치찌개를 선보였다.
배우 선우용여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영상 한 편이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바로 전통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그 위에서 김치찌개를 끓이는 장면이었다. 번듯한 주방에서 인덕션이나 가스레인지로 조리하는 현대적 방식과 달리, 장작불을 피워내고 가마솥에 음식을 끓이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요리 퍼포먼스처럼 다가왔다. 영상 속 김치찌개는 그저 보글보글 끓는 것만으로도 화면 너머로 깊은 맛이 전해지는 듯했다.
그렇다면 아궁이에 끓인 김치찌개는 도대체 뭐가 다를까? 단순히 감성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조리 방식에 따른 맛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첫째로 주목할 점은 열의 전달 방식이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장작이 타면서 일정하지 않은 화력이 만들어진다. 이는 오히려 음식에 깊은 맛을 부여하는 요소가 된다. 장작불은 불꽃과 열기가 솥의 바닥뿐 아니라 주변 공기 전체를 따뜻하게 덥힌다. 이 덕분에 음식은 안팎에서 서서히, 그리고 고르게 익는다.

또한 아궁이 불의 불규칙한 열은 음식에 미묘한 변화와 풍미를 더한다. 김치찌개처럼 푹 끓여야 제맛이 나는 음식은 천천히 시간을 들여 조리할수록 국물에 깊이가 생긴다. 여기에 장작이 탈 때 발생하는 은은한 연기 향, 즉 훈연 효과가 더해지면서 찌개의 풍미는 한층 진해진다. 이처럼 화력이 직접적으로 닿지 않더라도, 장작불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열이 식재료 속 수분과 향을 조화롭게 끌어낸다.
둘째는 조리 시간이다. 현대식 가스레인지나 전기레인지에서는 불의 세기를 쉽게 조절할 수 있지만, 아궁이에서는 조절이 어렵다. 그만큼 조리 시간도 길어지고, 덕분에 김치, 돼지고기, 양파, 마늘 같은 재료들이 오랜 시간 천천히 어우러진다. 이는 찌개의 맛을 부드럽고 일관되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과정이다. 아궁이에 김치찌개를 올려두고 한참 동안 푹 끓이면, 자극적인 신맛은 줄고 감칠맛은 살아난다. 그 결과는 자연스럽고 깊은 국물 맛으로 이어진다.

셋째는 솥의 재질과 구조다. 선우용여 배우가 사용한 솥은 일반적인 스테인리스 냄비가 아닌 무쇠 솥이었다. 무쇠 솥은 열을 오랫동안 품고 서서히 전달하기 때문에, 음식 속까지 충분히 익히고 식재료 본연의 맛을 천천히 끌어낸다. 특히 김치찌개처럼 기름기가 섞인 국물 요리는 무쇠 솥에서 조리할 때 깊은 고소함이 더해진다.
또 하나의 요소는 조리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다.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는 건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장작을 정리하고 불을 붙이고, 끓는 동안 옆에서 온도를 살피는 정성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음식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단순히 조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지는 셈이다. 이런 정성 어린 조리 방식은 식탁 위에 놓인 음식의 무게감까지도 바꾸어 놓는다.
실제로 전통 방식으로 끓인 음식은 맛뿐 아니라 감성적인 만족감도 크다. 김치찌개 한 그릇을 떠도, 단순히 국물 맛을 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김치가 익는 냄새, 장작 타는 소리, 솥뚜껑을 열었을 때 피어오르는 김 속에 담긴 시간과 온기가 함께 느껴진다.

물론 현대의 주방 환경에서 아궁이를 갖추고 요리를 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전통 조리 방식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분명히 있다. 그것은 ‘천천히, 그리고 정성스럽게’라는 원칙이다. 빠르게 끓이고 조리하는 시대이지만, 때로는 속도를 늦추고 시간에 맡기는 조리 방식이 음식의 본질을 살리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