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벌써 300억 적자… 현재 진짜 큰일 난 것 같다고 말 나오는 한국 영화계

2025-05-0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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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찾는 발길 줄어들어

2025년 한국 영화가 전체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면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큰일 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영화관 자료 사진 / 뉴스1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영화관 자료 사진 / 뉴스1

8일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올해 1분기 국내에서 매출 1283억 원, 영업손실 310억 원을 기록하며 300억 원대 적자를 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영화관 티켓값이 크게 오른 데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급성장, 흥행작 부재 등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해외에서는 비교적 선방했다.

중국에서는 매출 1050억 원, 영업이익 189억 원을, 베트남에서는 매출 768억 원, 영업이익 129억 원을 올리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국내는 티켓값 인상과 콘텐츠 경쟁력 약화로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이전 8000원 수준이던 티켓값은 현재 약 1만 5000원까지 오른 상황이다. 반면 넷플릭스 등 OTT의 구독료는 영화 한 편 관람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관객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CGV 자료 사진 / yllyso- shutterstock
CGV 자료 사진 / yllyso- shutterstock

업계 일각에서는 OTT만으로는 이번 실적 악화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OTT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중국과 베트남에서는 CGV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 라마단으로 인해 전통적인 비수기에 접어든 인도네시아(매출 172억 원, 영업손실 13억 원), 튀르키예(매출 385억 원, 영업손실 5억 원)보다도 국내 실적이 더 저조한 점은 우려를 키운다.

CJ CGV 관계자는 “OTT도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전반적인 여가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더 큰 원인”이라며 “무엇보다 콘텐츠 부족이 가장 치명적이었다. 지난해에는 '파묘', '범죄도시' 등 흥행작이 있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관객을 끌어모을 만한 대작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5년 개봉한 영화들 중 '파묘', '범죄도시' 만큼이나 뚜렷한 성과를 낸 영화가 없었다.

그나마 8일 오후 8시 기준 봉준호 감독의 신작으로 엄청난 기대를 받았던 '미키 17'이 누적 관객 수 약 300만 명을 돌파하며 올해 개봉작들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2위는 현재 극장에서 절찬리에 상영 중인 강하늘, 유해진, 박해준 주연 영화 '야당'이 차지했다. 지난달 16일 개봉한 '야당'은 누적 관객 수 270만 명을 기록하며 30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3위는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히트맨 2'가 차지했다. '히트맨 2'는 누적 관객 수 254만 명을 기록했다. 이어 '승부', '검은 수녀들'이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영화 '미키 17'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미키 17'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2025년도 어느덧 절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점에서 아직까지 천만 영화는커녕 400만 명을 돌파한 작품이 없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한국 영화계의 위기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극장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영화는 이미 보릿고개에 있고, 내년엔 정말 ‘망’(망했다)이라는 얘기가 업계에선 공공연하게 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국 영화의 국제 경쟁력마저 흔들리고 있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한국 장편 영화는 단 한 편도 없다. 칸영화제 공식 부문에 한국 장편 영화가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며 공식·비공식 부문을 모두 포함해도 이는 1999년 이후 26년 만의 일이다.

지난 2019년 봉 감독의 '기생충'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한국 영화의 위상이 급격히 약화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해 천만 영화 기록한 '파묘' 스틸컷 / 쇼박스
지난해 천만 영화 기록한 '파묘' 스틸컷 / 쇼박스
home 용현지 기자 gus88550@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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