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한덕수 단일화 여론조사 돌입… 양측, 회동에도 입장차만 재차 확인
2025-05-0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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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투표, 일반 여론조사 각각 50% 반영해 집계
보수 진영의 대선 단일화 시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 간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에 착수했다.

당은 8일 오후부터 당원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후보 선호도 조사를 실시, 단일화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8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전 당원을 대상으로 김 후보와 한 후보 중 누구를 단일 후보로 선호하는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한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는 8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다음 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실시된다.
결과는 당원 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집계될 예정이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오늘부터 당 주도의 단일화 과정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는 "양자 TV 토론과 여론조사를 두 후보에게 제안했고, 토론이 무산되더라도 여론조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와 한 후보는 8일 오후 국회 사랑재 인근 야외 테이블에서 1시간 넘게 회동을 가졌다. 시작은 악수였고 끝은 포옹이었지만, 대화를 통해 극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회동 장소에는 김 후보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한덕수 사퇴'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 후보는 회동에서 국제 정세, 산업 경쟁력, 민생 위기 등을 언급하며 발언의 주도권을 쥐었다. 그는 "단일화 의사를 22번이나 밝혔다"며 "오늘, 내일 안으로 결론을 내자.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일화가 성사되면 즉시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 후보는 "정당 경험이 없는 분이 제1야당의 공식 후보에게 당이 하라는 대로 하라고 요구하는 건 전 세계 정당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단일화 이전에 후보 등록과 선거운동이라도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자리를 달라는 얘기 아니냐"고 주장했다.
설전 도중 김 후보가 한 후보를 지칭하며 "자기"라는 표현을 사용하자, 한 후보는 "굉장히 비하하는 말 같다"며 불쾌감을 드러냈고, 회동 분위기는 한층 냉각됐다.
결국 한 후보는 "국민을 위한 대화가 더는 아니라고 본다"며 회동을 마무리하자고 제안했고, 양측은 재차 악수와 포옹을 나눈 뒤 자리를 마쳤다.
회동 직후에도 갈등의 불씨는 남았다.
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의 단일화 요구는 불법적이고 부당하며, 당 공식 후보를 흔드는 행위는 엄중히 문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한 후보는 "단일화는 국민이 추동력을 주는 것이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김 후보를 도울 것"이라며 여전히 낙관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양측이 이틀 연속 회동에도 입장차만 확인하면서 보수 단일화 가능성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