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전…1%대로 종영했는데 하루 만에 6개국 1위 휩쓴 한국 드라마

2025-05-0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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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T에서 역주행...한류 드라마의 반전
종영 하루 만인 지난 7일, 아마존 프라임 TV쇼 부문 글로벌 4위 등극

국내 시청률 '참담' vs 글로벌 인기 '승승장구'

국내에서는 암담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역주행하며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는 작품이 있다. 이동욱 주연의 tvN 월화드라마 '이혼보험'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드라마 '이혼보험' 주연 배우 이동욱 / tvN
드라마 '이혼보험' 주연 배우 이동욱 / tvN

지난 6일 종영한 '이혼보험'은 국내에서는 1.1%라는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글로벌 OTT 서비스에서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이혼보험'은 종영 하루 만인 지난 7일 기준 아마존 프라임 TV쇼 부문 글로벌 순위 4위에 올랐다. 이어 8일에도 4위를 지켜가며 순항 중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등 6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뿐만 아니라 브라질, 칠레, 코스타리카, 이집트, 인도, 멕시코, 파라과이, 페루, 포르투갈,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아랍에미레이트 등 다양한 국가에서도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며 '한류' 콘텐츠의 저력을 과시했다.

'이혼보험' 스틸컷 / tvN
'이혼보험' 스틸컷 / tvN

국내에서의 흥행 부진과 해외에서의 인기 사이에 존재하는 이 극명한 대비는 최근 한국 드라마가 보여주는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방송가에서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큰 사랑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쟁쟁한 출연진으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이혼보험'은 첫 출발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첫 회 3.2%로 시작했으나 2회에서 이미 2.4%로 하락했고, 이후 4회 1.4%, 8회 1.0%까지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급기야 11회에서는 0.9%까지 떨어져 tvN 월화드라마 중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타임' 이후 7년 만에 0%대 시청률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저조한 흐름은 종영까지 이어졌고, 결국 2020년 '반의 반'(12회 1.2%) 이후 5년 만에 tvN 월화극 1%대 시청률 종영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특히 이동욱, 이광수, 이주빈, 이다희 등 연기력이 검증된 '스타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고, 영화 '킬링 로맨스'로 호평을 받은 이원석 감독이 드라마 연출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었기에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이혼보험'에서 러브라인을 형성한 이다희와 이광수 / tvN
'이혼보험'에서 러브라인을 형성한 이다희와 이광수 / tvN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세 번이나 이혼했다는 설정이 시청 몰입의 '장벽'이 됐다는 의견과 함께, 매회 새로운 에피소드 위주의 스토리 전개 방식으로 주연 배우들의 존재감과 서사가 약해진 점, 그리고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반면, 해외에서의 호응은 아주 뜨겁다. 특히 아마존닷컴의 글로벌 OTT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넷플릭스와 함께 전 세계에 약 2억 명의 회원을 보유한 거대 플랫폼으로, 지난해 4월에는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한국 드라마 최초로 이 플랫폼 1위에 오른 바 있다.

이러한 한국·글로벌 시장의 엇갈린 반응은 콘텐츠 소비 방식의 차이와 문화적 취향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국내에서는 방송 시간대에 맞춰 주 2회 편성되는 반면, OTT 플랫폼에서는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유튜브, 디글 :Diggle

'이혼보험'은 최고의 브레인만 모여 있다는 보험회사 혁신상품개발팀에서 현대 사회의 '핫한 재난'인 이혼에 대처하기 위한 보험 상품을 개발하며 벌어지는 순수 보장형 오피스 로맨틱 코미디다. 예기치 못한 이별 이후의 삶을 보장해 주는 이혼보험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나답게' 살기 위한 어른들의 현실 공감 성장기를 그려냈다.

국내 방송가에서는 부진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이혼보험'의 사례는 한류 콘텐츠의 세계적 파급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 국내 시청률만으로 콘텐츠의 가치를 평가하던 시대는 지났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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