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극장 상영 중인데…단 하루 만에 '넷플릭스 1위' 갈아치운 200억 한국 영화
2025-05-0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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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상영 중 OTT 플랫폼 넷플릭스에도 공개된 한국 영화
공개 하루 만에 '엑스테리토리얼'과 '사라진 탄환3' 등 제치고 1위
극장 상영 중에 OTT 플랫폼으로 이례적인 빠른 전환을 감행한 영화 '승부'가 넷플릭스 공개 단 하루 만에 1위에 등극했다. 이병헌과 유아인 주연의 이 작품은 지난 8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됐다. 하루 만인 9일 기준 국내 넷플릭스 영화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엑스테리토리얼'과 '사라진 탄환3' 등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김형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승부'는 대한민국 바둑계의 전설적인 인물 조훈현(이병헌)이 제자 이창호(유아인)와의 대결에서 패배한 뒤, 타고난 승부욕을 발휘해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실화 기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영화는 당초 2021년 촬영을 마치고, 2023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주연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로 약 4년간 공개가 미뤄졌다.
결국 '승부'는 넷플릭스에서 극장 배급으로 전환, 바이포엠스튜디오가 배급을 맡아 지난 3월 26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했다. 주연배우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이병헌을 비롯해 고창석, 문정희, 현봉식, 조우진, 김강훈 등 배우들의 열연과 탄탄한 고증, 높은 드라마적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승부'는 현재까지 누적 관객 213만 9670명(5월 8일 기준)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180만 명)을 무난히 넘어섰다. 올해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들 중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 황병국 감독의 '야당', 최원섭 감독의 '히트맨2'에 이어 2025년 영화 흥행 순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승부'는 극장 개봉 44일 만에 넷플릭스에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는 통상적인 '홀드백' 기간(극장 개봉 후 OTT 서비스 전환까지의 시간)보다 현저히 짧은 사례다. 넷플릭스 측은 이에 대해 "별도의 계약관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업계에 따르면, 당초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가 투자했다가 넷플릭스로 배급권이 넘어간 후, 바이포엠스튜디오를 통해 극장 개봉하는 과정에서 '6주 상영 후 넷플릭스 방영'이라는 특수한 계약 조건이 생겨났다. 일반적으로 흥행에 실패한 영화들이 빠르게 OTT로 넘어가는 것과 달리, '승부'는 손익분기점을 넘긴 흥행작임에도 짧은 홀드백 기간을 가진 셈이다.

이러한 이례적인 사례에 대해 영화계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승부'의 사례가 향후 극장 개봉 영화의 OTT 전환 시점을 앞당기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작비 200억 원이 투입된 '승부'는 아시아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바둑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흥행이 점쳐진다. 특히 향후 일본, 대만,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한 이병헌과 '지옥'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유아인이 주연을 맡아 서구권에서도 높은 시청 시간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래는 5월 9일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톱 10 영화' 순위이다.
1위 '승부'
2위 '엑스테리토리얼'
3위 '사라진 탄환3'
4위 '진범'
5위 '하얼빈'
6위 '대가족'
7위 '해벅'
8위 '임영웅 |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9위 '어쩌다, 결혼'
10위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