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 혈당이... 맛있는데 당뇨병 환자에게도 특효라는 한국 나물

2025-05-0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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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순환·야맹증·발열·타박상에 효과가 있다는 나물

개모시풀이라는 나물이 있다. 모시풀을 닮긴 했지만 잎의 모양이 뭔가 다른 이 풀은 겉보기엔 평범하게 생겼지만 식재료로 또 약재로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귀한 식물이다. 잎은 부드럽고 단맛이 감돌며, 나물로 무쳐 먹으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뿌리는 당뇨와 고혈압을 다스리는 약재다. 차로 달여 마시면 몸을 따뜻하게 감싼다. 개모시풀에 대해 알아봤다.

개모시풀 / '텃밭친구' 유튜브
개모시풀 / '텃밭친구' 유튜브

어디서 자라고, 언제 만나는가

개모시풀은 한국 중부 이남, 특히 황해도 아래 지역의 산기슭과 골짜기에서 흔히 만난다. 숲 가장자리나 들판의 습한 땅을 좋아한다. 배수가 잘 되는 양토나 사질 양토에서 튼튼하게 자란다. 제철은 봄부터 여름, 특히 4월에서 6월 사이로, 이때 어린 순이 가장 부드럽고 맛이 좋다. 7월에서 8월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열매와 뿌리를 채취할 수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자생하며,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개모시풀 / 국립생물자원관
개모시풀 / 국립생물자원관

이름의 유래는 모시풀에서 비롯된다. 모시풀과 비슷하지만 잎이 얇고 끝이 세 갈래로 갈라져 구분된다. 한국에서는 식물 이름에 ‘개’를 붙일 때, 기준이 되는 식물보다 품질이 다소 떨어지거나 모양이 다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모시풀을 닮았다는 뜻에서 개모시풀, 또는 팔각마로 불린다. 팔각마라는 이름은 줄기가 둥글지 않고 여덟 개의 능선이 뚜렷해 붙여졌다.

요리법과 그 맛

이른 봄에 나물로 먹기 가장 좋다. 어린 순을 채취해 깨끗이 씻는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1~2분 데친다. 너무 오래 데치면 질겨지니 부드럽고 초록빛이 살아날 정도로만 익힌다. 데친 개모시풀은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짠다. 이후 간장, 참기름, 다진 마늘, 깨소금을 넣고 무친다. 고추장이나 된장을 약간 섞어 양념을 더해도 좋다. 무침은 단맛과 고소한 풍미가 어우러져 밥과 잘 어울린다.

개모시풀 / '텃밭친구' 유튜브
개모시풀 / '텃밭친구' 유튜브

볶음 요리도 매력적이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을 볶다가 데친 개모시풀을 넣는다. 간장과 설탕을 약간 추가해 달달하게 볶는다. 버섯이나 당근을 함께 넣으면 색감과 맛이 풍부해진다. 개모시풀의 맛은 강하지 않다. 은은한 단맛과 부드러운 질감이 특징이다. 약간의 점액질이 있어 무치거나 볶을 때 촉촉함을 더한다. 여름에는 잎을 따 떡에 싸 먹기도 한다. 쌉쌀한 맛이 없어 아이들도 쉽게 즐긴다.

차로 마실 때는 잎이나 뿌리를 말린다. 말린 잎 10~20g을 물 1리터에 넣고 약한 불에서 10분간 달인다. 뿌리는 약효가 더 강하니 가을에 채취해 말린 뒤 사용한다. 감초를 약간 넣으면 달콤함이 더해져 마시기 편하다. 차는 따뜻하고 담담한 맛으로, 몸을 부드럽게 데운다.

건강을 위한 효능

개모시풀은 약재로도 뛰어나다. 한방에서는 잎, 줄기, 뿌리를 모두 사용한다.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성이 없다.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탁월하다. 당뇨병 환자에게 특히 유익하다. 당뇨로 인한 합병증, 예를 들어 모세혈관 막힘으로 생기는 시력 손실을 예방한다. 고혈압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 혈액순환을 개선해 상처 회복을 돕는다. 땀을 내 독소를 배출하고, 이뇨 작용으로 부기를 줄인다. 야맹증이나 발열, 타박상에도 효과적이다. 뿌리는 항문 통증이나 적벽대화증에도 처방된다.

약재로 사용할 때는 말린 잎이나 뿌리 20g을 하루 분량으로 달여 마신다. 개인에 따라 양을 조절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잎을 말려 차로 마시고, 가을 이후 뿌리를 캐서 약으로 쓴다. 꾸준히 섭취하면 당뇨와 고혈압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모시풀 / 국립생물자원관
개모시풀 / 국립생물자원관

개모시풀은 섬유 식물이기도 하다. 줄기에서 섬유를 추출할 수 있지만, 모시풀보다 약해 옷감으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 대신 나물과 약재로 그 가치를 발휘한다. 비슷한 식물로는 왕모시풀, 쐐기풀, 섬모시풀, 거북꼬리가 있다. 이들은 잎 모양이나 서식지에서 약간씩 다르다. 예를 들어, 거북꼬리는 잎이 거북 꼬리를 닮아 독특하다.

개모시풀은 씨앗으로 번식한다. 뿌리 근처에서 나는 어린줄기를 삽목해 키우기도 한다. 습하고 물이 잘 빠지는 모래 흙에서 잘 자란다. 집 근처 작은 텃밭에서도 키울 수 있다. 봄에 씨앗을 뿌리면 여름까지 싱싱한 순을 수확한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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