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한덕수 단일화 무산 때 벌어질 네 가지 시나리오

2025-05-0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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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김문수만 출마 ② 국힘이 한덕수로 후보 교체
③ 김문수·한덕수 모두 출마 ④김문수·한덕수 모두 아웃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예비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 카페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친 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브리핑을 경청하고 있다. / 뉴스1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예비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 카페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친 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브리핑을 경청하고 있다. / 뉴스1

제2당인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을까.

국민의힘은 6·3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마감(11일)을 이틀 앞둔 9일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중 누가 적합한지 묻는 단일화 여론조사의 결과를 발표한다. 한 후보가 이겼을 것으로 보이는 이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실상 강제 단일화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김 후보는 지도부의 이 같은 움직임을 "민주주의를 짓밟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그는 "나는 정당한 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라며 법원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또한 김 후보를 지지하는 당협위원장들은 후보 교체를 위한 전국위원회 소집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처럼 양측이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국민의힘 앞에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크게 네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첫째, 김 후보가 단일화 없이 기호 2번으로 본선에 출마하는 경우다. 이날 김 후보가 의원총회에 전격 등장하면서 극적 합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그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단일화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후보는 의총에서 "당 지도부가 불법적 방법으로 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당 후보로 세우려 한다"며 "이런 반민주적 행태를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스1에 해결책이 있었다면 상황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간은 김 후보 편이다. 법원이 가처분을 받아들이면 지도부의 단일화 계획은 무산되고 김 후보가 후보로 확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은 현재로선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둘째,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후보로 대선 후보를 교체하는 방안이다. 지도부는 이날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를 열어 한 후보를 새 후보로 등록하려 한다. 여론조사에서 한 후보가 김 후보보다 경쟁력이 높다는 판단이 지도부 내에서 강하다. 지난해 총선 공천 사례처럼 법원이 당의 결정권을 인정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11일 등록 마감일에 전당대회를 열고 중앙선관위에 후보 교체 서류를 제출하는 전략도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김 후보 측은 전당대회 금지 가처분과 대선 후보 지위 확인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라 사법적 충돌 위험이 크다.

셋째, 김 후보가 기호 2번, 한 후보가 기호 3번으로 각각 출마해 보수 진영이 분열되는 시나리오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20명이 탈당해 신당을 만들고 한 후보를 대선 후보로 내세우잔 주장이 윤상현 의원 등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단일화가 무산될 경우를 대비한 대안이다. 20명 이상이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13일 국고보조금을 받고, 한 후보는 24일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지도부가 결단하면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뉴스1은 전했다.

넷째, 최악의 경우 국민의힘이 후보를 등록하지 못하는 사태다. 김 후보는 당의 동의 없이 등록이 불가능하고, 한 후보도 국민의힘 지원 없이 독자 출마는 어렵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뉴스1 인터뷰에서 후보 등록 직인을 찍지 않을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이런 상황이 현실화하면 대선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양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준석 후보를 보수 진영의 대안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후보가 단일화 실패로 출마를 포기하면, 김 후보의 '버티기'에 실망한 보수 표심이 이준석 후보로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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