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부석사 금동관음상, 100일간의 만남 뒤 일본으로…이운법회 엄수
2025-05-1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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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부석사서 이운법회…4만 불자·시민 친견 마쳐, 대마도 박물관 보관 예정

고려 말 왜구에게 약탈됐던 ‘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이하 불상)이 100일간의 국내 친견법회를 마치고 지난 10일 일본으로 돌아갔다.
충남 서산시는 이날 오전 부석사 설법전에서 이완섭 서산시장, 부석사 주지 원우스님, 조계종 및 중앙종회 주요 스님, 신도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상의 이운법회가 경건하게 봉행됐다고 밝혔다.
이날 이운법회는 송불(送佛) 의식 등 불교 전통 의례에 따라 진행됐으며, 불자는 물론 많은 시민들이 안타까움 속에서 불상의 일본행을 지켜봤다. 불상은 법회 후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환부되어 대마도 박물관에 보관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불상의 국내 봉안 및 친견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불상의 소유권이 일본 대마도 관음사에 있다는 최종 판결을 내린 이후, “단 하루라도 부석사에 봉안하고 싶다”는 부석사 측의 간절한 요청을 관음사 측이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이에 따라 불상은 지난 1월 24일부터 5월 5일까지 서산 부석사 설법전에 모셔졌으며, 이 기간 약 4만 명의 불자와 시민들이 불상을 직접 참배하며 그 의미를 되새겼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이운법회에서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안타깝게 불상을 일본으로 보내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불상의 복제와 지속적인 교류 전시를 추진하고, 나아가 언젠가는 본래 자리인 서산 부석사에 봉안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산 부석사에서 1330년에 조성된 것으로 확인된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고려 말 왜구의 약탈로 일본 대마도로 옮겨졌으며, 2012년 10월 국내 절도범들에 의해 한국으로 반입됐다. 이후 서산 부석사가 소유권을 주장하며 소송을 진행했으나, 대법원은 원소유주로 추정되는 일본 관음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반환이 결정됐다.
시는 향후에도 불상이 가진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알리고, 본래 조성지인 부석사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학술 연구, 국제 교류 등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