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 맛, 피 맛 난다” 은퇴하고 몸 망가졌다는 허재가 도전한 '운동'

2025-05-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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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도전,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다

전성기를 지난 몸, 은퇴 후 굳어진 관절, 그리고 넘치는 두려움. 허재는 망설였지만 결국 달렸다.

20년 전 코트를 떠났던 농구의 전설 허재는 이제 트랙 위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많은 이들이 의심했고, 그 자신조차도 “겁났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10km 마라톤을 완주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MBN ‘뛰어야 산다’는 허재의 마라톤 도전을 그려냈다. 체력의 한계, 정신적인 부담, 그리고 중년의 현실 속에서도 그는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전진했다. 운동선수 출신이라는 타이틀은 오래전 이야기였다. 은퇴 후 몸 관리를 놓았던 허재는 자신의 현재 상태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았고, “걸어서라도, 기어서라도 완주하겠다”며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허재 / 뉴스1
허재 / 뉴스1

마라톤을 앞둔 그의 모습은 불안 그 자체였다. “불안해서 아무것도 못 먹겠다”, “몸이 너무 무겁다”는 말이 반복됐고, 출발선에 섰을 때마저 얼굴엔 긴장감이 가득했다. 레이스가 시작되자 불안은 곧 현실이 됐다. 1km 지점부터 걷기 시작한 허재 앞에 마라톤 레전드 이봉주가 깜짝 등장했다. “왜 벌써 걸어?”라는 농담에 허재는 “왜 너까지 괴롭히냐”며 웃어넘겼지만, 얼굴에는 고통이 스쳤다.

중반 이후부터는 몸이 극도로 반응했다. “목에서 쇠 맛, 피 맛이 난다”며 고통을 호소했고, “10분만 쉬고 싶었다”는 말로 체력적 한계를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무릎과 허벅지, 폐의 고통을 견디며 5km를 지나고, 반환점을 돌았다. 그리고 끝내 1시간 22분 46초 만에 10km 완주에 성공했다.

허재는 결승선을 통과하며 숨을 몰아쉬었고, 이내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해냈다. 성취감이 크다. 정말 힘들었지만 끝까지 간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경험이 중년 이후 삶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허재의 완주는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 아니었다. 이는 수많은 중년 세대에게도 던지는 메시지였다. 운동을 멀리한 지 오래된 이들에게, 다시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었다. 실제로 마라톤은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도전의 문을 열어주는 운동이다. 걷기부터 시작해 천천히 거리를 늘릴 수 있고, 자신의 속도에 맞춰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특별한 장비 없이도 시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허재 / 뉴스1
허재 / 뉴스1

무엇보다 마라톤은 심폐지구력 향상, 혈압 조절, 체중 감량, 정신 건강 개선 등 다양한 건강 효과가 알려져 있다. 특히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중장년층에게는 마음을 다스리고 자기 효능감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마라톤이 무조건 좋은 운동은 아니다. 무리한 거리 설정이나 부적절한 훈련은 무릎, 발목, 허리 등의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년 이후엔 체력과 관절 상태를 고려한 점진적인 운동 계획이 필요하다. 운동 전후 충분한 스트레칭과 휴식, 수분 섭취는 필수다. 의료적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엔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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