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2건 터진 조국혁신당… 피해 여성 당직자가 밝힌 사건의 전말

2025-05-12 09:41

add remove print link

성범죄 터져도 쉬쉬하는 조국혁신당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이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황운하 원내대표. / 뉴스1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이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황운하 원내대표. / 뉴스1

조국혁신당 고위 당직자에게 성희롱과 강제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여성 당직자가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그는 "사건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다시는 여의도에서 일하지 못할까 두려웠다"며 "당의 무책임한 대응에 분노만 남았다"고 고백했다. 조국혁신당에는 이 사건과 별개의 또 다른 권력형 내부 성범죄가 터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조국혁신당의 성인지 감수성이 심각하게 결여돼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피해자 A 씨는 12일 보도된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사건의 전말과 이후 겪은 2차 피해를 소상히 밝혔다.

이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5일 혁신당 고위 핵심 당직자 B 씨로부터 면접 및 연봉 협상을 명목으로 서울 여의도의 한 술집으로 불려 갔다. 이 자리에서 B 씨는 성적인 발언을 하고 손을 잡는 등 강제추행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를 했다고 한다.

큰 충격을 받은 A 씨는 사건 당일 밤 피해 상황을 당내 지인에게 알렸고, 이를 통해 당 윤리위원회에 보고됐다.

보복이 두려웠던 A 씨는 처벌, 사과는 원하지 않으며, 다만 제2의 피해를 막기 위해 재발 방지 대책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윤리위원회는 A 씨가 '처벌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정식 조사를 시작하지 않았다. 오히려 A 씨가 신고한 피해 내용이 B 씨에게 그대로 전달된 정황까지 드러났다.

사건 발생 다음 날인 지난달 6일 B 씨가 A 씨에게 '어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미안하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

A 씨는 이를 두고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 전체의 구조적인 실패"라고 지적했다. 당에는 성비위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고, 피해자 보호 체계도 없었다고 했다.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 속에서 A 씨는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만 쌓여갔다"고 호소했다.

A 씨는 특히 당내 여성 의원들조차 피해자 연대에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깊은 좌절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 사안을 두고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갈린다’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참담했다고 토로했다.

사건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던 당은 언론에 노출된 뒤에야 부랴부랴 사과문을 냈다. 가해자로 지목된 B 씨는 공식적인 징계 없이 휴직 처리됐다.

A 씨는 "고(故) 장제원 전 의원의 성폭력 의혹 사건 직후였음에도 조국혁신당은 유사한 사안에 대해 기본적인 대응조차 하지 못했다"며 "당이 기본 중의 기본도 갖추지 못한 조직이라는 사실에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조국혁신당에서는 이와는 별도로 핵심 당직자 C(여) 씨가 상급 당직자 D 씨로부터 10개월 가까이 지속적인 성희롱을 당했다며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D 씨는 지난해 7월 밤 택시 안에서 C 씨의 손을 잡고, 포옹을 하고, 볼에 입을 맞추는 식의 강제 추행을 했다.

또 D 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삼보일배’를 할 때 C 씨의 뒷모습을 보며 성적 발언을 했고, C 씨가 방광염으로 몸이 좋지 않다고 하자 “XX를 하지 않아 그렇다”라고 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