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감칠맛이 폭발한다” 감탄하는 한국 나물
2025-05-16 10:46
add remove print link
식감과 맛이 좋기로 유명한 나물
봄바람이 산자락을 스치며 새순을 깨우는 계절. 산과 들은 자연의 선물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광대싸리 순은 부드러운 식감과 감칠맛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광대싸리 순을 뜯어 나물로 무쳐 먹어본 이들은 한결같이 그 뛰어난 감칠맛에 감탄한다. 정말 맛있다며 입을 모아 칭찬하는 이 나물의 매력을 하나씩 풀어본다.
광대싸리, 어디서 어떻게 자라는가
광대싸리는 여우주머니과에 속하는 갈잎떨기나무다. 주로 산기슭 중턱이나 볕이 잘 드는 강가에서 자란다. 한국 전역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경상도 지방에서 흔하다. 일본과 대만에서도 서식한다. 이 나무는 양지바른 곳을 좋아한다. 키는 보통 3~4m까지 자란다. 간혹 10m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가지는 갈색이나 붉은빛을 띤다. 끝부분은 밑으로 처진다. 어린 가지는 겨울이면 말라 죽는다. 잎은 어긋나며 타원형이다. 길이는 2~6cm, 너비는 1.2~2.5cm 정도다. 양면에 털이 없고 앞면은 짙은 녹색, 뒷면은 흰빛이 돈다. 꽃은 6~7월에 노란빛으로 잎겨드랑이에 모여 핀다. 열매는 9~10월에 황갈색으로 익는다. 동그란 삭과 형태로 지름은 4~6mm다. 익으면 세 조각으로 갈라지며 여섯 개의 씨가 나온다.
이름의 유래는 흥미롭다. 광대싸리라는 이름은 나무의 모습이 싸리나무와 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싸리류는 3출엽 잎을 가지는 데 비해 광대싸리는 홑잎이다. 이 차이로 구분된다. ‘광대’라는 이름은 그 생김새가 마치 광대처럼 자유롭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는 데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다. 민간에서는 여우비취나 비취싸리로도 불린다.
맛과 식감, 그리고 요리법
광대싸리 순은 봄철에 채취한 어린 순을 말한다. 이 새순은 부드럽고 감칠맛이 뛰어나다. 먹어본 이들은 그 맛에 반해 자꾸 손이 간다고 말한다. 담백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특징이다. 비빔밥 재료로 넣으면 특히 잘 어울린다. 나물로 무쳐 먹거나 볶음 요리로 즐기는 경우가 많다. 약간의 독성이 있으니 생으로 먹는 건 피해야 한다. 안전하게 먹으려면 데친 뒤 말려 묵나물로 만드는 게 좋다. 하지만 봄철 신선한 순은 데쳐 바로 요리해도 충분히 맛있다.
요리법은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인 건 나물무침이다. 먼저 광대싸리 순을 깨끗이 씻는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1~2분 데친다. 너무 오래 데치면 식감이 물러지니 주의한다. 데친 순은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짠다. 볼에 넣고 간장, 참기름, 다진 마늘, 깨소금을 넣어 무친다. 매콤한 맛을 원한다면 고춧가루를 약간 추가해도 좋다. 이 무침은 밥과 함께 먹으면 감칠맛이 더 살아난다. 비빔밥 재료로 넣을 때는 다른 나물과 함께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볶음 요리도 인기다. 데친 광대싸리 순을 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는다. 멸치나 새우젓으로 간을 하면 감칠맛이 배가된다. 마늘과 양파를 함께 볶아도 풍미가 깊어진다. 불을 약하게 유지하며 재료가 타지 않도록 주의한다. 볶음 요리는 반찬으로도 좋지만 따뜻한 밥에 비벼 먹어도 훌륭하다. 일부 지역에서는 광대싸리 순을 장아찌로 담근다. 간장, 식초, 설탕을 섞은 양념장에 데친 순을 재워둔다. 며칠 뒤 꺼내면 아삭한 식감과 새콤한 맛이 일품이다.
묵나물로 먹을 때는 데친 순을 햇볕에 잘 말린다. 말린 나물은 물에 불려 요리한다. 불린 나물을 무치거나 볶아 먹는다. 묵나물은 오래 보관할 수 있어 겨울철에도 광대싸리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열매는 가을에 붉게 익으면 따서 꿀에 절여 먹기도 한다. 이 꿀 절임은 달콤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특징이다. 디저트나 차로 즐기기 좋다.
약용과 효능, 그리고 주의할 점
광대싸리는 식재료뿐 아니라 약용으로도 쓰인다. 가지, 잎, 뿌리를 일엽추라 부르며 약재로 사용한다. 성질은 맵고 쓰며 따뜻하다. 혈액 순환을 돕는다. 근육의 긴장을 풀어준다.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한다. 비장과 위를 건강하게 한다. 류머티즘, 요통, 사지마비, 반신불수 같은 증상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피부 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신경 마비나 수족 마비 후유증에도 쓰인다. 관절염으로 허리가 아플 때 꾸준히 달여 차로 마시면 좋다. 손발이 저리고 혈액 순환이 잘 안 될 때도 유용하다.
민간에서는 토혈과 코피를 멎게 하는 데도 사용했다. 광대싸리 순을 달인 물은 차로 마시거나 약으로 썼다. 특히 봄철에 채취한 새순은 나물로 먹으며 건강을 챙겼다. 가을에 채취한 잎과 줄기는 말려 약용한다. 나무는 사계절 채취해 말려 보관한다. 독성이 약간 있을 수 있으므로 과다 복용은 피해야 한다. 처음 먹는 사람은 적은 양부터 시작한다.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