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맞다? 아니다?…갑자기 골프장에 나타나 난리 난 정체불명의 '동물'

2025-05-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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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미스터리한 동물의 정체는?

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의문의 동물이 정체 논란에 휩싸였다. 처음엔 멸종위기종으로 알려진 '토종 여우'로 추정됐지만, 전문가들의 검토 끝에 새로운 진실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지난 11일 방송된 SBS 'TV 동물농장'에 따르면 사건의 시작은 고양시 한 도로에서 촬영된 짧은 영상이었다. 영상 속 동물은 풍성한 꼬리와 둥그런 얼굴, 전형적인 여우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이를 제보한 시민은 "나뭇잎 더미에서 냄새를 맡고 있었다. 먹이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영상이 공개되자 도심에 나타난 토종 여우라는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하지만 이 동물은 도로에서 끝나지 않고 골프장까지 출몰했다. 고양시 한 골프장에서 또다시 같은 동물이 나타났다는 제보가 이어졌고, 골프장 관계자는 "보름 전 캐디들 신고로 처음 봤다. 그날 이후로 손님들 사이를 어슬렁거리며 매일 출몰했다"고 말했다. 손님들이 골프를 치는 한가운데에서 동물은 또아리를 틀고 앉아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TV 동물농장' 제작진이 추적에 나섰고, 현장 확인 끝에 직접 문제의 동물을 포착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본 여우는 너무나도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행동도 야생동물답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바로 이 점에 주목했다.

골프장에 나타난 여우?! / 유튜브 'SBS STORY'
골프장에 나타난 여우?! / 유튜브 'SBS STORY'
눈길 끈 여우의 등장. / 유튜브 'SBS STORY'
눈길 끈 여우의 등장. / 유튜브 'SBS STORY'

박병권 한국도시생태연구소장은 "현재 국내 토종 여우는 복원 프로그램을 통해 야생 방사된 개체만 존재한다. 이들 개체는 모두 야생 적응을 거쳤고, 위치 추적 장치도 부착돼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중부보전센터 관계자도 "촬영본에 나온 여우는 우리가 복원 중인 종과는 다르다"며 토종 여부에 한발 물러섰다.

결국 가능성은 하나로 좁혀졌다. 누군가 키우던 반려 여우가 버려졌거나 탈출해 야생에 나온 상황이라는 것. 특히 문제의 여우는 오른쪽 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고, 혼자 생존하기 어려워 보였다.

동물자유연대와 함께 구조 작업에 나선 제작진은 부상 여우를 동물병원으로 옮겼다. 검진 결과는 골절이었다. 수의사는 "네 번째 손등뼈가 부러진 상태다. 무엇인가에 끼였다가 빠지면서 손이 부러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행히 다른 뼈가 지지해주고 있어 수술은 필요 없다. 고정만 해주면 자연 치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여우의 생김새. / 유튜브 'SBS STORY'
여우의 생김새. / 유튜브 'SBS STORY'

현재 이 여우는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센터 측은 "개인 소유였을 가능성이 있어,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공지한 상태다. 공고 기간 내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국립생태원으로 이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심에서 시작된 '토종 여우' 소동은 결국, 길을 잃고 부상당한 반려 여우의 구조 이야기로 결론 났지만, 이번 사건은 여전히 일부 개인이 야생동물과 유사한 동물을 반려동물로 기르다가 방치하거나 유기하는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유튜브, SBS STORY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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