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좋은 줄만 알았던 당근, 자꾸 먹으면 오히려 뚱뚱해진다
2025-05-1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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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높은 당근의 당 함량, 다이어트에 주의해야 할까?
과다 섭취 주의! 당근의 숨겨진 비밀
당근이 '다이어트의 적'이 될 수 있다.
채소는 다이어트의 필수 식재료로 여겨진다. 그중에서도 당근은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아 건강식으로 인기가 많다. 생으로 먹거나 삶아서 먹거나, 심지어 디톡스 주스의 주재료로도 자주 등장하는 당근은 건강한 간식의 대명사처럼 여겨진다. 그런데 최근 일부 다이어터들 사이에서는 “당근을 많이 먹으면 오히려 살이 찐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과연 이 말은 어디까지 사실일까?
당근은 100g당 약 35kcal로, 대부분의 고탄수화물 식품에 비해 칼로리가 낮다. 지방도 거의 없고, 단백질 함량도 높지 않다. 그럼에도 살이 찔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바로 당근에 들어 있는 당분 때문이다. 당근에는 천연 당분인 자당과 포도당, 과당이 포함되어 있는데, 생당근 100g에는 약 4.7g의 당이 들어 있다. 이는 사과(10g 내외)나 바나나(12g 내외)보다 낮은 수치지만, 여타 녹색 채소보다는 높은 편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종종 저탄수화물 식단 또는 저당 식단을 따르는데, 이 기준에서 보면 당근은 상대적으로 당 함량이 높은 채소로 분류될 수 있다. 특히 이를 무제한으로 섭취할 경우, 하루 총 섭취 당류량이 높아져 체지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당근의 섭취 형태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생당근보다는 익힌 당근이나 주스로 만든 당근이 혈당을 더 빨리 올리는 경향이 있다. 이는 조리 과정에서 섬유질 구조가 일부 파괴되면서 당의 흡수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당근 주스는 많은 양의 당근이 농축된 형태로 제공되며, 여기에 사과나 오렌지 등의 과일이 추가되면 단맛이 증가하면서 당 함량도 훨씬 높아질 수 있다.
물론 당근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당근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어 눈 건강을 지켜주고, 항산화 작용을 통해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도 기여한다. 또한 섬유질이 풍부해 장 운동을 활발히 하고, 포만감을 높여 식욕 억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문제는 ‘적당한 섭취’라는 조건이다. 어떤 음식이든 지나치면 문제가 되듯, 당근도 예외는 아니다.
또 한 가지 알아둘 점은, 베타카로틴이 과다하게 축적될 경우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카로틴혈증’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흔히 생후 이유식을 시작한 영유아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성인에게도 고용량으로 당근을 섭취할 경우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 비록 건강상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지속되면 검진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당근은 기본적으로 살이 찌는 음식은 아니다. 그러나 ‘채소니까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생각으로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의도치 않은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당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채소라는 점, 조리 방식에 따라 혈당 영향을 다르게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얼마나’가 아닌 ‘어떻게’ 먹느냐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