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이 읽어야 할 책, 한강 작가 소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 도서'

2025-05-12 19:19

add remove print link

출판계 113개사가 직접 참여한 설문조사

새 대통령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언급되는 것들이 있다.

대통령은 한 국가의 정책을 이끄는 수장이자, 시대정신을 담아야 할 리더다. 그만큼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시각을 지녔는가는 리더십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이를 위해 한국출판인회의가 특별한 설문을 진행했다. 출판계 113개사가 직접 참여한 ‘차기 대통령에게 권하는 책’ 설문조사를 통해 지금 이 시점, 지도자가 읽어야 할 책의 면면이 공개된 것이다.

출판인들이 가장 많이 권한 책은 김주완 작가의 『줬으면 그만이지』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였다. 두 책은 전혀 다른 형식과 내용을 담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과 인간의 존엄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게감 있게 받아들여진다.

(왼쪽부터) 김문수, 이재명, 이준석 대선후보 / 뉴스1
(왼쪽부터) 김문수, 이재명, 이준석 대선후보 / 뉴스1

『줬으면 그만이지』는 지역 언론인 출신 김주완 작가가 기록한 김장하 선생의 삶을 다룬 취재기다. 반독재, 반부패를 외치며 평생을 청렴하게 살아온 김장하 선생은 경남 지역에서 오랫동안 ‘보이지 않는 손’처럼 민주주의를 지탱해온 인물이다. 이 책은 단순한 전기가 아니라, 권력과 재산을 향한 욕망 대신 ‘주는 삶’을 실천한 사람의 철학을 전한다. 지금의 정치인들에게 필요한 자세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만든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국가 권력이 개인의 존엄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담담하면서도 뼈아프게 그린 이 작품은, 한강이 국제 문단에서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대표작 중 하나다. 이 책을 추천한 출판인들은 “민주주의의 가치와 폭력의 기억을 잊지 않아야 할 이유를 되새겨준다”고 입을 모았다.

이 외에도 주목할 만한 책들이 있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교육현장에 몸담고 있는 강지나 박사가 빈곤의 대물림과 복지 사각지대를 지적하며 국가의 책임을 묻는 저작이다. 단순한 현상 진단에 그치지 않고, 대안과 구조적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깊은 공감을 받았다. 한편,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넥서스』, 스티븐 레비츠키 교수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도 다수의 추천을 받은 책으로 꼽혔다.

한강 작가의 책 '소년이 온다'
한강 작가의 책 '소년이 온다'

한국 사회의 현대사를 통찰한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 『나의 한국현대사』도 추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정치와 역사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사유의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평을 받는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이번 설문 결과를 토대로 “출판계가 요구하는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은 단순한 정치 기술이 아닌, 민주주의적 가치를 내면화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철학적 사유를 기반으로 한다”고 분석했다. 추천된 책들의 키워드로 ‘민주주의’, ‘역사’, ‘국가’, ‘세계’ 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점은 지금 이 시대가 어떤 리더를 필요로 하는지를 말없이 시사한다.

이 단체는 설문에 참여한 출판사들의 추천 도서 목록과 책 내용을 정리한 웹책자, 그리고 ‘책 읽는 민주사회를 위한 10대 정책 제안’을 주요 대선 후보 캠프에 전달할 예정이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