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도랑서 포착된 작은 생명체들…알고 보니 아주 치명적인 '이것'이었다

2025-05-1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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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랑에 숨겨진 치명적인 생명체의 비밀

시골 도랑을 따라 걷다 보면, 얼핏 보기엔 평범한 물가에 불과한 그곳에 수많은 작은 생명체들이 몸을 숨기고 있는 광경을 마주하게 된다. 4월 말에서 5월 중순 사이, 농수로나 도랑, 논두렁 등 유속이 느리고 습한 지역에서는 '알 수 없는 덩어리'가 수초나 나뭇가지, 바위 등에 달라붙어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겉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올챙이 떼 같았지만, 알고 보니 그 정체는 바로 '옴개구리'의 번식 흔적이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옴개구리는 개구리과에 속하는 양서류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몸길이는 4~5.5cm 정도로 작고, 등면은 어두운 빛깔에 작은 융기들이 촘촘히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다른 개구리들과 달리 피부에서 독특한 냄새를 내며, 피부 자체에 치명적인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보신용 개구리'로 오인해 섭취할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옴개구리. / 원주지방환경청
옴개구리. / 원주지방환경청

한양대학교 김호중 교수팀 조사에 따르면 옴개구리의 피부에서는 '디지탈리스 계열'로 분류되는 독성 물질이 검출됐으며, 이 물질이 심장박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악성 부정맥이나 심정지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실제로 과거 경기도 남양주에서 옴개구리를 섭취한 한 주민이 하루 만에 사망했으며, 같은 개구리를 먹은 부인도 중독 증세를 보인 바 있다. 이후에도 유사한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됐다.

옴개구리는 4~6월 사이가 번식기이며, 이 시기 도랑이나 농수로의 수중식물, 나뭇가지 등에 불규칙한 형태의 알덩어리를 붙여 산란한다. 한 덩어리에는 대략 30~60개의 알이 들어 있으며, 참개구리처럼 떼로 몰려 있지 않고 흩어진 소규모 덩어리 형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옴개구리.올챙이가 개구리 성체로 변태하는 과정의 모습. / 원주녹색연합
옴개구리.올챙이가 개구리 성체로 변태하는 과정의 모습. / 원주녹색연합

특히 5월 중순은 옴개구리 번식의 절정기에 해당하며, 도랑이나 농수로에서는 성체나 올챙이 개체들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다. 일부는 겨울에도 올챙이 상태로 남아 동면하기 때문에 한겨울에도 발견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피부의 융기와 고르지 못한 표면을 가진 개구리는 독성을 가진 경우가 많으므로 무심코 만지거나 섭취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옴개구리는 포획 금지종은 아니지만, 생태계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토종 양서류인 만큼 관찰이나 교육적 목적 외의 채집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튜브, 충청남도교육청과학교육원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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