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아버리면 손해… 껍질째 먹어야 훨씬 더 건강에 좋은 '의외의 과일'
2025-05-1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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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 껍질째 먹으면 식이섬유·항산화 성분 2배... 알레르기 및 세척 주의는 필수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과일 중 하나인 키위. 새콤달콤한 맛 덕분에 요거트나 샐러드에 자주 올려지는 과일이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키위를 먹을 때 껍질을 까고 먹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껍질이 털처럼 까칠까칠해서 먹기 거북하기 때문.
그런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나 건강 관련 콘텐츠에서는 "키위 껍질째 먹으면 더 건강하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과연 진짜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키위는 껍질째 먹는 게 훨씬 더 건강에 좋다. 뉴질랜드 키위협회에 따르면, 키위 껍질에는 과육보다도 더 많은 식이섬유, 항산화 성분, 비타민이 포함돼 있다. 특히 껍질을 벗기지 않고 먹었을 때 식이섬유 함량은 약 5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도와 변비를 개선하고, 혈당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또한 껍질에는 항산화 성분인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이 풍부하다. 이 성분들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 방지와 면역력 강화에 기여한다. 키위의 대표 항산화 물질인 루테인과 베타카로틴도 껍질에 더 많이 들어 있다. 그 외에도 엽산, 비타민 C, 비타민 E, 칼륨, 마그네슘 등 미네랄 성분도 껍질에 다량 포함돼 있어, 껍질까지 먹는 것이 훨씬 더 풍부한 영양소 섭취로 이어진다.
실제로 2016년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AJCN)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키위를 껍질째 먹은 실험군이 껍질을 벗겨 먹은 그룹보다 체내 항산화 능력 수치가 더 높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꾸준히 껍질째 섭취할 경우 염증 억제와 면역력 유지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아무 키위나 껍질째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일반적인 그린 키위는 껍질이 두껍고 털이 많아 식감이 좋지 않은 반면, 골드 키위나 미니 키위는 껍질이 얇고 부드러워 껍질째 먹기에 적합하다. 껍질의 털이 거슬린다면 흐르는 물에 부드러운 수세미나 과일 전용 브러시로 문질러 씻은 후 먹으면 된다. 식초 물에 담갔다가 깨끗이 헹구는 것도 농약 잔류물 제거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키위를 껍질째 먹는 것이 모두에게 좋은 선택은 아니다.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키위 알레르기는 주로 입 안이 간지럽거나 붓는 증상으로 나타나며, 특히 라텍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서 교차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껍질은 과육보다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처음 시도하는 사람은 소량으로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위가 예민하거나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이라면 껍질의 식이섬유가 오히려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엔 껍질을 제거하고 과육만 먹는 게 낫다. 건강에 좋다고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 개인 체질에 맞는 선택이 중요하다.
요즘은 과일을 ‘껍질째’ 먹는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다. 영양 손실을 줄이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키위는 그 대표적인 예다. 껍질째 먹는 것이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기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면, 충분히 시도해볼 가치는 있다. 단, 한 가지는 잊지 말자. 깨끗하게 씻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아무리 껍질이 몸에 좋다고 해도, 씻지 않고 먹는 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