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사는 닭이 있다?... 의왕의 한 호수서 포착된 ‘잠수하는 닭’

2025-05-1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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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튜버의 카메라에 포착된 물닭 가족

물닭 가족 / ‘wonwang’ 유튜브
물닭 가족 / ‘wonwang’ 유튜브

한 유튜버가 경기 의왕시 왕송호수에 있는 물닭 가족을 소개하면서 물닭이 어떤 새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새 전문 유튜버 원왕이 자신의 채널 ‘wonwang’에 최근 공개한 영상은 경기 의왕시 왕송호수에 있는 물닭의 생생한 모습을 담았다. 검은 몸에 흰 이마판이 선명한 물닭에 대해 알아봤다.

물닭 가족 / ‘wonwang’ 유튜브

뜸부기과에 속하는 조류다. 한국에서는 겨울철 흔한 철새이자 일부 지역에서 번식하는 텃새로 알려져 있다. 물닭은 몸길이 약 40cm로 닭과 비슷한 크기를 가졌다. 생물학적으로 닭과 먼 친척이다. 전체적으로 검은빛을 띠는 통통한 몸에 흰색 부리와 이마판이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다리는 검은색이다. 발가락에는 판족이라는 독특한 구조가 있다. 이 판족은 헤엄과 잠수에 최적화돼 있다. 판족은 물갈퀴처럼 발가락 전체가 연결된 것이 아니라 각 발가락에 독립된 막이 붙은 형태다. 헤엄칠 때 노처럼 물을 밀어내며 갯벌에서도 잘 빠지지 않게 한다. 날 때 드러나는 둘째날개깃의 흰 끝부분도 물닭의 특징이다. 어린 물닭은 회색이 도는 갈색으로, 물에 앉으면 꼬리가 물에 잠겨 잘 보이지 않는다. 새끼는 머리가 붉은색으로 독특하며, 몸은 검은빛을 띤다.

물닭 가족 / ‘wonwang’ 유튜브
물닭 가족 / ‘wonwang’ 유튜브

비슷한 종인 쇠물닭과 구분할 때는 꼬리 위치를 보면 된다. 물닭은 꼬리가 물에 닿지만, 쇠물닭은 꼬리가 치켜세워져 있다. 왕송호수 같은 환경은 물닭에게 이상적인 서식지다. 의왕시 남쪽에 자리한 왕송호수는 2002년 자연학습공원으로 시작됐다. 2018년까지 정비를 거쳐 레일바이크, 집라인, 캠핑장 같은 여가 시설을 갖춘 생태공원으로 거듭났다. 갈대와 키 큰 수생 식물이 우거진 이곳은 물닭이 무리를 지어 활동하기에 적합하다. 물닭은 내륙의 저수지, 강, 하천뿐 아니라 하구에서도 자주 관찰된다. 오리류와 함께 무리를 이루는 모습도 흔하다. 위험을 느끼면 잠수하거나 수면을 박차고 도망간다. 통통한 몸을 물 위에서 활주하듯 띄워 날아오르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다.

물닭의 둥지는 갈대나 풀 속에 수초를 높이 쌓아 만든다. 쇠물닭보다 큰 둥지를 짓는다. 5월에서 7월 사이 6~13개의 알을 낳는다. 암컷이 주로 알을 품는다. 알은 엷은 황회색 바탕에 어두운 반점이 흩뿌려져 있다. 알 품는 기간은 21~23일이다. 암수 모두 새끼를 돌본다.

먹이는 다양하다. 벼과 식물의 어린잎 같은 식물성 먹이부터 곤충, 작은 물고기, 연체동물까지 포함한다. 이런 다양한 식성이 물닭이 유라시아, 인도, 호주 등 세계 곳곳에 널리 분포할 수 있게 했다.

물닭 / 국립생물자원관
물닭 / 국립생물자원관

한국에서는 부산 낙동강 하구나 저수지 같은 수초가 풍부한 지역에서 겨울철 수천 마리가 관찰된다. 제주도에서는 하도리, 성산포 철새도래지, 용수리 저수지에서 수십에서 수백 마리가 눈에 띈다. 물닭은 한자어로 백골정, 즉 흰 이마를 뜻한다. 중국에서는 흰 이마판 때문에 백골정계라고 불린다. 반면, 붉은 이마판을 가진 쇠물닭은 홍관수계로 구분된다. 물닭과 쇠물닭의 차이는 잠수 능력에서도 드러난다. 물닭의 판족은 오리발처럼 물을 효과적으로 밀어내 잠수에 유리하다. 쇠물닭은 긴 발가락으로 물풀 위를 걷거나 줄기를 타는 데 능하다.

물닭이 잠수할 때는 몸을 살짝 띄웠다가 고꾸라지듯 물속으로 들어간다. 이는 비오리 같은 잠수성 오리와 다른 독특한 방식이다. 헤엄칠 때 머리를 앞뒤로 끄덕이는 모습은 닭이나 멧비둘기의 걸음걸이를 연상시킨다. 물닭은 뜸부기과 물닭속에 속한다. 전 세계 뜸부기과 조류 127종 중 한국에 9종이 서식한다. 물닭속으로는 물닭 1종만 한국에 있다. 번식지는 한국, 유럽, 일본, 사할린, 오스트레일리아 등 다양하다. 시베리아나 극동 러시아에서 번식한 집단은 겨울을 나기 위해 한국, 중국 남부, 일본, 대만, 인도차이나 반도로 이동한다.

왕송호수에서 물닭을 관찰하는 건 새들의 생태를 이해하는 좋은 기회다. 유튜버 원왕의 영상은 머리가 붉은색인 새끼와 이 새끼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어미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관심을 끈다.

물닭 / 국립생물자원관
물닭 / 국립생물자원관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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