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이든 파랑이든…" 이재명 영남 유세 발언

2025-05-1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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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에서 외치는 통합의 메시지
영남 출신 후보의 고향에 건네는 파격 제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제22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3일, 당의 열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대구·경북(TK)과 울산을 찾아 ‘국민 통합’을 화두로 보수층 표심에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진영 논리를 넘는 통합적 리더십을 강조하며,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진영이나 이념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박정희 정책이든 김대중 정책이든 국민을 위해 유익하다면 그것이 중요하다”며 실용주의 노선을 부각시켰다.

이재명 후보 / 뉴스1
이재명 후보 / 뉴스1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출생지로, 이 후보는 이와 관련된 자신의 과거 인식과 현재 입장을 함께 언급했다. 그는 “젊은 시절에는 박 전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봤다. 군인을 동원하고, 사법 살인을 하고, 고문과 장기집권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국가 산업화를 이끌어낸 공로도 있었다고 본다. 만약 민주주의를 훼손하지 않고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면 국민 모두가 칭송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정치적 갈등과 보복의 악순환을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편 가르기나 보복 정치는 지양돼야 한다”며 “상대를 제거하겠다는 식의 정치 공방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근 경북 구미시가 가수 이승환 씨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 대관을 취소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후보는 “공연이 갑작스럽게 취소됐다고 들었다. 이런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문화 예술 활동에 대한 지나친 정치적 판단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발전과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도 제기됐다. 이 후보는 TK 지역이 오랜 기간 특정 정당의 영향력 아래 놓이면서 상대적으로 지역 발전이 정체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수도권에서는 지역 발전을 위해 정치인들이 경쟁적으로 움직이지만, 이곳에서는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인에게 ‘너 말고도 할 사람이 많다’는 압박이 있어야 예산과 권력을 국민을 위해 쓴다”며 “정치적 선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 / 뉴스1
이재명 후보 / 뉴스1

이 후보는 TK 지역과의 개인적 인연도 언급했다. “안동에서 태어나 이 지역의 물과 쌀을 먹고 자랐다”며 “그런데 왜 지난 대선에서는 20%의 지지도 얻지 못했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이 많은데, ‘재명이가 남이가’라고 말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유세 현장에는 이 후보가 전날 선대위 출정식에서 착용한 ‘통합 운동화’도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과 보수 정당의 상징색인 빨간색이 함께 배치된 해당 운동화는 ‘국민 통합’ 메시지를 상징하는 소품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이날 대구, 포항, 울산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며 산업 정책과 공급망 재편 전략 등을 발표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측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일수록 실용적이고 성과 중심의 정책이 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지역별 맞춤 공약을 통해 국민 통합과 균형 발전을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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