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효과 때문에 꼭 쓴다는 무드등, 당장 끄세요 (+이유)

2025-05-1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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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질을 바꾸는 작은 빛의 비밀
무드등, 수면에 도움될까 방해될까?

최근 몇 년 사이, 침실 인테리어 트렌드에 맞춰 무드등이나 수면등을 켜두고 잠드는 이들이 늘고 있다.

아늑한 조명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공간에 따뜻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특히 취침 전 부드러운 조명 아래에서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습관은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게 해주는 요소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작은 빛이 수면의 질이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생각보다 복합적인 문제다.

무드등은 보통 낮은 밝기의 조명으로, 따뜻한 색온도(주황색 계열)의 LED 조명을 많이 사용한다. 이러한 조명은 백색등이나 형광등보다 눈에 자극을 덜 주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미세한 빛이라도, 수면 중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생체리듬을 교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Peter Gudella-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Peter Gudella-shutterstock.com

인간의 수면은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 호르몬은 어두운 환경에서 분비가 활발해지며, 자연스럽게 졸음을 유도하고 숙면을 돕는다. 반대로 밝은 조명 아래에서는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돼 수면 유도가 어렵고, 얕은 잠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TV 화면처럼 청색광(블루라이트)에 많이 노출되는 경우 그 영향은 더 크다.

무드등처럼 밝기와 색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조명이라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수 있다. 특히 붉은 계열의 조명은 멜라토닌 분비를 덜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수면등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불을 완전히 끄고 자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무드등을 켜두는 사람들의 수면 질이 낮게 나타났다는 일부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한 예로,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실험 참가자들이 어두운 방에서 잘 때보다 약간의 조명이 있는 방에서 잠을 잔 후 혈당과 심박수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수면 중에도 인체가 완전히 이완되지 않고 일종의 경계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한, 야간 조명이 수면의 깊이에 영향을 주어 뇌의 회복 작용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처럼 빛은 단순한 인테리어 요소를 넘어, 수면의 질과 전반적인 건강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환경 요소다. 그렇다고 해서 무드등 자체를 모두 없애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무드등을 건강하게 사용하는 방법도 충분히 존재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Maya Kruchankova-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Maya Kruchankova-shutterstock.com

우선, 수면 전 독서나 명상 등으로 조명이 필요할 때는 색온도가 낮고 눈부심이 없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취침 직전까지 조명을 켜두지 말고, 잠들기 15~30분 전쯤에는 서서히 조명을 줄여가며 몸과 뇌를 수면 상태로 준비시키는 루틴이 효과적이다. 또한 조명이 침대 바로 옆이나 눈높이보다 아래쪽에 설치되도록 해, 직접적인 빛이 얼굴에 닿지 않도록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들이나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완전한 어둠에서 잠들기 어려워 수면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최소한의 밝기로 조절 가능한 제품을 사용하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꺼지는 타이머 기능이 있는 무드등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뇌가 깊은 수면 단계에 도달하는 시간대에 빛이 차단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침실 환경 전체를 점검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커튼이 얇아 외부 빛이 새어들지 않는지, 조명의 밝기가 필요 이상으로 강하지는 않은지, 스마트 기기에서 나오는 은은한 불빛이 수면을 방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리해보면 무드등은 심리적 안정과 인테리어 만족도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빛이 인체의 생체 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용하는 것은 건강에 불필요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숙면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눈에 보이지 않는 환경 요소들에도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다. 무드등은 ‘잠들기 전까지의 도구’로, 잠든 뒤엔 꺼두는 것이 건강에는 더 좋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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