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 나이' 검사 비용, 정부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조건)
2025-05-1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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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 나이, 숨겨진 건강 비밀 풀기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에게 ‘난소 나이’는 중요한 건강 지표다.
이는 혈액 속 항뮬러관호르몬(Anti-Müllerian Hormone, AMH) 수치를 측정해 난소의 기능을 평가하는 검사로, 난자 수와 직결되는 생식 능력을 파악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난소 기능은 연령에 따라 자연스럽게 감소하지만, 개인 차가 크기 때문에 같은 나이더라도 가임력에는 큰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도 ‘난소 나이 검사’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에 발맞춰 정부는 올해부터 ‘임신 사전건강관리 지원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의 핵심은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20세에서 49세 사이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난소 나이 검사(AMH 검사)와 자궁초음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것이다. 의료기관에서 해당 검사를 받을 경우 본인부담금이 10만 원 이상 드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13만 원까지 지원되는 이번 정책은 여성 건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검사 지원을 받기 위한 절차는 비교적 간단하다. 먼저 e보건소 사이트를 통해 ‘임신 사전건강관리’ 항목에 접속해 신청을 완료하면, 의료기관에 제출할 수 있는 검사의뢰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 의뢰서를 갖고 사업 참여 의료기관을 방문하면 검사비 일부를 보조받는 방식이다. 이후 영수증과 통장 사본 등을 보건소에 제출하면 본인 부담금이 환급된다. 검사는 신청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완료해야 하며, 사후 청구 시에도 마찬가지로 1개월 이내에 신청을 마쳐야 한다.
이처럼 공공 영역에서 여성의 생식 건강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려는 시도는 최근 몇 년 사이 정책 기조의 전환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이전에는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만을 대상으로 한 지원이 대부분이었지만, 결혼과 출산 연령이 점점 늦어지고 다양한 삶의 방식이 공존하는 현실을 반영해, 미혼 여성까지 건강관리 지원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사업이 ‘임신 계획 여부’나 ‘결혼 상태’와는 무관하게 건강 정보를 미리 알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한다는 데 있다. 난소 기능은 한 번 저하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생식 능력 상태를 조기에 인지하고 필요에 따라 건강 관리를 계획할 수 있도록 돕는 취지다. 실제로 30대 초반 여성들 사이에서는 난소 나이 검사를 받은 후 비혼 상태에서 난자 냉동을 고민하거나 생식 건강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책이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여성 건강권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한다. 서울의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AMH 검사는 난임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필수 검사는 아니지만, 생식 건강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라며 “본인의 상태를 일찍 아는 것이 곧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까지 모든 지자체에서 완전히 동일하게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검사 대상 연령이나 지원 한도 등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신청 전에 해당 보건소나 의료기관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나 농어촌 지역에서는 참여 의료기관이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에 사전 확인은 필수다.
이번 정책은 단기적인 임신 지원을 넘어 장기적인 인구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출산율 저하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단순히 임신을 권장하는 방식이 아닌, 여성의 건강 정보 접근성과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개인의 선택과 삶의 방식이 존중받는 방향으로 제도가 변화하면서, 앞으로는 생식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국가 지원 사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