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행운이…국내 안 살지만 극히 드물게 포착되는 새들, 한날 같은 지역서 발견
2025-05-14 10:25
add remove print link
성격도 정반대인 나그네새들, 초등학생과 조류 동호인 등이 발견
한 초등학생과 조류 동호인들이 한국에 자주 나타나지 않는 희귀한 나그네새들을 관찰한 사실이 전해졌다.

울산시는 초등학생과 조류 동호인들이 '제비물떼새'와 '붉은가슴울새'를 관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새들은 한국에 매우 드물게 모습을 드러내는 새들로, 한국에 서식하지 않을뿐더러 국내를 자주 통과하지도 않는 새들로 알려져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울주군 온양 남창들 묵논에서 한 초등학생이 먹이 활동 중이던 제비물떼새를 발견했다. 제비물떼새가 울산에서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새는 파리와 벌 등 주로 곤충을 잡는 등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 제비를 닮았다. 시베리아 동북부, 몽골 북동부, 중국 동북부, 인도차이나반도, 인도, 필리핀, 대만 등에서 번식하고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오스트레일리아)에서 월동한다.
한국에서는 매우 드물게 만날 수 있으며 해안가 풀밭이나 하천, 농경지에서 주로 관찰된다. 4월 하순에 한국에 도래해 5월 중순까지만 관찰되고 가을에는 9월 초순~하순 관찰된 후 통과하는 나그네새다.
2022년에는 제비물떼새가 국내에서 번식하는 모습이 발견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환경부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그해 7월 전남 해남군에서 제비물떼새 부모가 비행 능력이 없는 새끼를 돌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발견된 제비물떼새 성조와 새끼 새는 총 10마리 정도였다. 제비물떼새는 자갈밭에 둥지를 틀고 한배에 알을 2~3개 정도 낳는다.
집단생활을 하며 온순하고 다툼이 적은 평화로운 성격의 소유자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약해 사진가들이 가까이 접근해도 별로 놀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특성 때문에 번식지에서는 사람의 접근이 새들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전에 충남 서산시 천수만 등지에서 번식기에 유조(어린 새)가 관찰된 적이 있었으나 알을 낳거나 새끼를 기르는 등 번식 장면이 목격된 적이 없었던 까닭에 당시 발견은 큰 화젯거리였다. 제비물떼새가 당시 국내에서 번식한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기존 번식지인 시베리아 산불로 인한 환경 악화가 주원인으로 추정됐다. 새들은 기존 서식지의 환경이 안 좋아지면 서식 분포를 넓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제비물떼새가 울산에서 최초로 발견된 날 동구 대왕암공원에서도 조류 동호인 등이 여름 철새 도래 현황을 조사하던 중 나그네새인 붉은가슴울새를 포착했다. 붉은가슴울새는 부드럽고 매혹적인 울음소리와 비단처럼 윤기 나는 깃털로 자연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새다. 특히 날개를 펼쳤을 때 선명한 색 대비가 매우 아름답다.
다만 이 새는 어둡고 습한 환경을 선호해 사람 눈에 잘 띄지 않아 발견이 쉽지 않다. 이대, 대나무, 전나무 등으로 구성된 산림 환경에서 자주 발견된다. 매우 민첩한 움직임이 특징이며 땅 위의 거미나 곤충류를 잡아먹고 나무 꼭대기에는 앉지 않기 때문에 사진과 영상으로도 기록하기 어렵기로 유명하다.
붉은가슴울새는 솔딱새과로 사할린과 일본 전역에서 번식하고 중국 남부에서 월동한다. 우리나라에서는 4월 초순~5월 중순 남해안을 따라 통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천연기념물 제336호이자 새들의 낙원인 독도에서도 매년 4~5월 종종 포착된다. 제비물떼새와 달리 아직 한국에서 번식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