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보다 많았는데…한국서 사실상 멸종돼 '단 1마리'도 보기 힘든 동물
2025-05-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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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60km/h까지 전력질주 가능한 야생동물

표범은 한반도에서 오랜 세월 동안 서식해 온 대형 고양잇과 동물이다. 과거에는 표범이 산악 지대와 숲이 우거진 지역에서 흔히 발견됐다. 그러나 인간의 활동과 환경 변화로 인해 현재 한반도에서 야생 표범은 사실상 멸종된 상태다.
표범은 고양잇과 동물 가운데 적응력이 뛰어나 다양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다. 숲, 초원, 산지, 심지어 사막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 표범은 먹이 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생태계 균형을 유지한다.
표범은 몸길이 약 106~180cm, 꼬리 길이 70~100cm, 체중 25~48kg으로 날렵하고 강인한 체격을 지녔다. 꼬리가 길어서 몸통 길이의 절반을 넘는다. 황갈색 바탕에 검은색 반점이 있는 털은 위장을 돕고 사냥 시 큰 이점을 제공한다. 표범은 주로 밤에 활동하며 사슴, 멧돼지, 토끼 등을 사냥한다. 나무 위로 먹이를 끌어올리는 독특한 행동은 다른 포식자와의 경쟁을 피하는 데 유리하다.
표범은 최고 속도로 약 58~60km/h까지 달릴 수 있다. 이 속도는 짧은 거리에서 폭발적인 질주를 할 때 도달하며 주로 사냥 시 사용된다. 표범의 민첩성과 강력한 근육은 고속 질주를 가능하게 한다.

한반도에서 표범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상징이었다. 고구려 벽화와 조선 시대 문헌에서 힘과 용맹의 상징으로 묘사됐으며 백두산과 같은 깊은 산악 지대에 주로 서식했다. 조선시대 때는 호랑이보다 개체 수가 최소 세 배 이상 많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반도의 표범은 '아무르 표범'으로 러시아 극동 지역과 중국 동북부에서도 발견된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표범의 개체 수는 급격히 감소했다. 한반도에서 표범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시기는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로 추정된다. 이후 신뢰할 만한 목격 사례는 거의 없으며 현재는 한반도에서는 야생 표범이 사실상 멸종된 것으로 간주된다. 비무장지대(DMZ)에서 일부 생존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부족한 상황이다.
국립생태원도 홈페이지에서 한반도 표범과 관련해 "일제강점기(1910~1945년) 해수구제사업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고 모피에 대한 수요 및 서식처 파괴 등으로 인해 한반도에서는 절멸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전국에서 서식했던 기록이 있지만 현재 한반도에서 절멸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표범 멸종의 주요 원인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서식지 파괴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산림과 산악 지대가 훼손됐다. 둘째 사냥과 밀렵이다. 표범의 털과 신체 일부는 경제적 가치를 지녔고 이는 표범을 사냥 대상으로 만들었다. 셋째 먹이 부족이다. 사슴과 멧돼지의 개체 수 감소는 표범의 생존을 위협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 전쟁 중 무분별한 사냥, 이후 산림 벌채와 도시 확장은 표범의 멸종을 가속화했다. 기후 변화도 간접적 영향을 미쳤다.
한반도에서 표범의 사실상 멸종은 생태계에 손실을 초래했다. 최상위 포식자인 표범은 초식동물의 개체 수를 조절해 생태계 균형을 유지했다. 표범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초식동물의 과다 증식으로 산림 훼손이 가속화됐다. 이에 따라 표범 복원 논의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속적인 노력으로 표범이 한반도 자연으로 다시 돌아올 날을 기대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