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니보틀도 효과 봤다고 자랑한 '비만 주사', 부작용 알면 무섭습니다
2025-05-1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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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비만 치료제가 바꾸는 미각의 비밀
음식 맛 잃은 사람들, 무엇이 달라졌나
최근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는 ‘위고비(Wegovy)’와 당뇨 치료제 ‘오젬픽(Ozempic)’을 포함한 GLP-1(Glucagon-Like Peptide-1) 계열 약물 사용자들 사이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가 보고되고 있다.
체중 감량 효과 외에도 입맛이 변하거나 음식에 대한 관심 자체가 사라졌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미국 과학 대중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음식 전문 기자 앨리사 프레이저의 경험담을 소개하며, 이 같은 변화가 단순한 부작용을 넘어 신중히 살펴봐야 할 신체 반응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평소 음식에 깊은 애정을 갖고 다양한 요리를 취재해온 프레이저는 체중 관리를 위해 위고비를 사용한 이후 식욕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즐기던 음식들조차 더 이상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러한 미각 변화는 단순히 식욕이 떨어지는 수준을 넘어서 음식 자체에 대한 감각 전반이 달라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단맛이 지나치게 강하게 느껴지거나, 짠맛이 불쾌하게 다가오는가 하면, 고기류의 단백질에서 금속성의 이질적인 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과거 상쾌함을 주던 감귤향이나 와인의 향조차 거북하게 느껴지는 등, 식품에 대한 전반적인 감각이 바뀐 사례가 적지 않다.
GLP-1 계열 약물은 식욕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해 뇌가 평소보다 빠르게 '배부름'을 인식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음식에 대한 욕구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미각 자체가 변화하는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전문가들은 보다 면밀한 관찰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연구진은 이 같은 약물 반응이 단순히 식습관 개선을 유도하는 수준을 넘어, 감각기관의 신경 반응에 영향을 주는 복합적인 기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지만, 장기 복용 시 감각 기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국내에서도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GLP-1 계열 약물의 사용에 있어 개인의 체질과 복용 이력에 따라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신중히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 사례 있다. 유튜버 ‘빠니보틀’은 위고비 주사 후 심한 울렁거림을 호소하며 촬영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고 밝혔다. 개그맨 김준호 역시 해당 약물 사용 후 수면장애와 식욕 부진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이 외에도 GLP-1 계열 약물 복용자는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탈모, 급성췌장염, 무기력증 등의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